(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세르비아에서 14명이 숨진 기차역 야외 지붕 붕괴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책임을 묻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AP 통신은 수도 베오그라드 중심가에 있는 건설교통부 청사에 수천 명이 모여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체포, 체포"를 외쳤고, 청사 진입을 막는 경찰을 향해서는 "살인자를 지키고 있다"며 항의했다.
야당 정치 활동가 니콜라 리스틱은 시위대에 "가능한 모든 곳에 피 묻은 손을 남겨서 그들이 자기 손에 피가 묻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지난 1일 낮 세르비아 북부 도시 노비사드의 기차역에서 콘크리트로 된 야외 지붕이 갑자기 무너져 그 아래에 있던 시민들을 덮쳤다.
야외 지붕 아래 벤치에 앉아 있던 사람들과 기차역 입구를 지나던 사람들은 미처 피할 새도 없이 콘크리트 잔해에 깔렸다.
이 사고로 6세 소녀를 포함해 14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모두 사지를 절단했다.
참사가 발생한 노비사드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수천 명이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노비사드 기차역은 3년간의 보수 공사 끝에 지난 7월 다시 문을 열었다. 그 때문에 부실한 보수 공사가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르비아의 야당 정치인, 활동가, 인권 단체들은 정부의 만연한 부패, 조직범죄와의 유착, 연고주의, 과도한 관료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진보 정치인 발자나 스토코비치는 "시민들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며 "슬픔과 분노, 절망이 결합해 분노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로스 부세비치 세르비아 총리는 이날 당국이 이번 참사의 책임자를 조사하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노비사드 검찰은 고란 베시치 건설교통부 장관을 포함해 관련 공무원 26명을 조사했으며 중요한 문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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