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매출 줄고 비용 늘며 영업손실 143억·순손실 265억원
홍원준 CFO "시장에 실망 안겨 죄송…내년 신작 5종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엔씨소프트가 기존 게임 매출 하락과 신작 부진 등 여파로 12년 만에 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엔씨소프트[036570]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1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165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손실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14억원)와 크게 엇갈렸다.
엔씨소프트가 분기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12년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여러모로 시장에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3분기 매출은 4천19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9% 늘었으나 작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순손실은 265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2천53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으나 '리니지M' 매출이 늘며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16% 증가했다.
PC 온라인 게임 매출액은 80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4%, 전 분기 대비 6% 감소했다.
전체 매출 중 한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1.2%로 전년 동기 65.3%와 비교해 5.9%포인트 늘었다.
총 영업비용은 4천16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비용 중에서는 인건비가 2천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매출변동비·기타비용이 1천399억원, 마케팅비 487억원, 감가상각비 265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홍 CFO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엔씨소프트의 향후 변화 전략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이전 실적발표 때와 달리 박병무 공동대표는 이날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하지 않았다.
홍 CFO는 "2025년 신작 5종을 예상하고 있다"며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아이온2'·'LLL'·'택탄'(TACTAN)에 더불어 최근 투자한 빅게임스튜디오의 '브레이커스'가 있고,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제작 중인 기존 IP 기반의 신규 장르 게임 1종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마음과 고객의 시각에 입각해 기존 지식재산(IP)에 숨겨져 있던, 발현됐어야 할 가치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발표한 희망퇴직과 개발 자회사 분사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 CFO는 "고정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매출 감소폭보다 훨씬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개편 작업을 4분기 중으로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는 새로운 비용 구조를 가지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사와 희망퇴직, 프로젝트 정리가 모두 완료되면 본사 인력이 현재 4천명대 중반에서 내년 중으로 3천명대 수준으로 줄어들 거라 본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다음달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엔씨에이아이(AI)·스튜디오엑스·스튜디오와이·스튜디오지(이상 가칭) 등 4개 자회사를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할 예정이다.
홍 CFO는 "분사 법인은 독립된 기업으로서의 자율성을 부여한 만큼, 명확한 책임과 보상의 원칙이 따를 것이다"라며 "당장은 생존이 중요하지만, 이후 자산화를 이루고 나면 추가 투자 유치나 기업공개(IPO)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AI(인공지능) 분사 법인은 향후 엔씨소프트의 개발을 지원하는 것도 있지만, 축적된 노하우가 많은 만큼 자체적인 비즈니스 모델(BM) 창출까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홍 CFO는 "4분기까지는 기존에 누적된 여러 이슈를 해소하고 실적을 반등시키는 뼈를 깎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구조 변화가 이뤄지면 2025년부터는 본업에 충실해 실적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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