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두고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가 올랐다. 강(强)달러와 미 국채 가격 하락 등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예측 불가한 미 대선 결과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시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관세 부과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밖에 없으리라는 전망이 트럼프 트레이드를 형성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통화지수는 0.2% 올랐다. 브라질 헤알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헤알은 전날 브라질 정부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으나 트럼프 트레이더 약화와 브라질 정부가 이번 주 재정지출 삭감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에 1.9% 반등했다.
멕시코 페소화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이 전해졌지만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범죄자와 마약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으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의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멕시코 대통령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최근 1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한 여론조사들이 나온 이후 남미 통화가 랠리를 펼치고 있다"면서도 "다만 여론조사 결과들이 초박빙으로 나온 만큼 위험 선호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BBVA의 투자전략가 알레얀드로 쿠아드라도는 "브라질 헤알과 멕시코 페소는 변동성이 컸다"며 "어떤 면에서 미 대선 후 나올 수 있는 시장 반응을 미리 보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퍼리스의 글로벌 외환투자수석 브래드 베첼은 "내일 무언가를 알게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모든 변동성이 사라지려면 며칠 걸릴 것"이라고 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정치적 요인들과는 별도로 이번 주 예정된 통화당국의 금리 결정에도 대비하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정부의 재정부실 우려 속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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