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은 만약 이란이 이스라엘에 재보복을 한다면 이라크가 이란에 영토를 열어줘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정부는 이라크 정부에 이같이 경고했다고 복수의 미 당국자가 전했다.
만약 이라크가 영토 안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내버려 둔다면 재차 이스라엘의 보복에 직면할 수 있고, 미국은 이를 막아줄 수 없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3일과 4일 잇따라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만나 이란의 이라크 영토를 이용한 공격 가능성에 관해 논의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미국 측은 우선 알수다니 총리에게 이란이 후원하는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가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공격을 멈추도록 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라크 영토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도록 허용해서는 안 되며,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스라엘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것을 미국도 막을 수 없다는 경고도 나왔다고 한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블링컨 장관이 알수다니 총리에게 이라크가 지역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민병대가 허가받지 않은 공격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에 의해 군사기지 등을 공습 당한 이후 '압도적 보복'을 예고해왔다.
특히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 미국과 싸우는 세력이 '이란을 대신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아파 민병대가 공격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시아파 민병대로 이동시키고 합동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미국은 이란이 이라크 영토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공격을 가할 경우 중동 분쟁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도 중동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알수다니 총리는 사석에서는 물론 공개적으로 성명을 통해서도 이라크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끌려들어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라크 정부가 시아파 민병대를 설득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도 이란에 공격 자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긴장 완화 분위기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악시오스의 이런 보도에 대해 백악관과 국무부는 논평을 거부했고, 워싱턴 주재 이라크 대사관도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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