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합격하고도 갈 곳 없다…회계업계 "선발인원 축소해야"

입력 2024-11-06 15:34  

회계사 합격하고도 갈 곳 없다…회계업계 "선발인원 축소해야"
회계사 98% "선발인원 10% 이상 감소해야" 답변
금융당국, 올해 인원 늘리며 "비회계법인 수요도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올해 공인회계사 시험 최종 합격자 중 수습 기관을 찾지 못한 이른바 '미지정 회계사'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회계업계가 연간 선발 인원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한국회계학회, 회계정책연구원과 지난 5일 서울 중구 바비엥교육센터 그랜드볼룸에서 '공인회계사 적정 선발인원에 관한 연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자인 황병찬 청년공인회계사회장과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이날 세미나 발제를 통해 "균형감 있는 공인회계사 시험 선발인원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공인회계사 2천550명 및 수험생 2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공인회계사 98%·수험생 50%)이 향후 5년간 선발 인원을 올해 선발인원(1천250명) 대비 10% 이상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대형 회계법인인 이른바 '빅4' 회계법인 채용담당 파트너들은 적절한 선발인원 규모로 '1천~1천100명'을 제시했다.
연구진이 수요 및 공급 측면에 기반한 통계모형을 통해 예상한 내년 적정 선발 인원은 '836~1천83명'이었다.
회계업계가 선발인원 축소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올해 회계사 최종 합격자 중 약 200명이 수습 기관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미지정 회계사들을 연간 선발인원을 정하는 금융당국을 상대로 규탄 시위에 나서고 있는데, 미지정 회계사들의 대규모 단체 행동은 2002년 이후 22년 만이다.
회계업계는 경기 회복 지연 및 기업 성장세 둔화 등으로 인력 수요는 줄고 있는데, 회계사 시험 합격 인원은 반대로 늘고 있어 '수급 미스매치'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회계사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금융위는 작년 말 올해 최소 선발 인원을 1천250명으로 결정하며 "회계법인뿐 아니라 비회계법인 수요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비회계법인은 여전히 공인회계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회계사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 진단이었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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