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자국 중심주의 강화' 통상환경 대비해야"(종합)

입력 2024-11-06 20:04  

[트럼프 재집권] "'자국 중심주의 강화' 통상환경 대비해야"(종합)
무협 "미중 디커플링 심화·IRA 등 산업정책 수정 전망"
코트라 "첨단산업·전력 기자재·화석연료 인프라 분야 새 기회"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제60회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미국 중심주의 강화 흐름과 맞물려 통상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트럼프 후보는 대(對)중국 견제와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관세 조치를 예고한 만큼 글로벌 통상환경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6일 '2024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캠페인 기간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시 시장개방 조건으로 부여받은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혜택 철회도 불사하겠다고 트럼프 후보는 밝혔다.
또 중국 상품의 멕시코 우회와 멕시코에 투자한 중국 기업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겠다고 했다.
보고서는 "일부 첨단 전략산업에 한정해 '디리스킹'으로 속도를 조절했던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에서는 미중 간 '디커플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정부 임기 내 발효된 산업지원 정책도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등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후보는 IRA에 대해 '녹색사기'라고 비난하면서 폐기를 공언하기도 했다.
다만 현행법의 개정·폐기는 의회의 권한이며, 친환경 투자가 많이 이뤄진 주를 중심으로 공화당 내에서도 IRA 폐기에는 이견이 있어 트럼프 후보의 공약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은 있다.
보고서는 만약 법 개정이 어려울 경우, 트럼프 후보는 대안으로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한 각종 세제혜택 축소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2기는 '제조업 르네상스'를 내걸었다.
이에 따라 해외자본 투자 유치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 2기는 관세를 통해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으로, 이 과정에서 미국산과 미국인을 우대하는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 확대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트럼프 후보의 미국 중심주의 강화와 미중 통상갈등 심화로 인한 통상환경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면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심화하면서 중국 상품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과 한국 상품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편관세 조치의 경우,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만큼 수입품 간 경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도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 2기의 정책 방향과 미국 내 시장 수요를 점검했다.
코트라는 앞으로 첨단산업, 전력 기자재, 화석연료 인프라 등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제조업 육성정책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인프라 수요는 미국 시장의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동차, 바이오 등에서도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 내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진입 장벽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코트라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 시장에서 자리잡아가는 'K소비재'에 가격 인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한국 제품의 시장 입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고 전략적인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시장 기회가 높아지는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의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산업인 만큼, AI와 바이오 시장의 상당한 성장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wi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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