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선임연구원, '석유부국' 對베네수엘라 접근법 변화 전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28 대선 개표 부정 논란 속에 3연임을 앞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상대로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스페인어판(BBC 문도)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인 미주대화(Inter-American Dialogue)의 마이클 시프터 선임연구원(전 대표)은 트럼프 당선 후 가진 BBC문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마두로를 향해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했던 것과 비슷한 이니셔티브를 추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프터 선임은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국의 대(對)중남미 정책에 '불확실성'과 '급변침'은 불가피하다면서, 미국 권력 이동 충격파가 멕시코를 넘어 더 남쪽에서도 감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마두로 정부는 미국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대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지금과 데칼코마니 같은 8년 전 베네수엘라 대선 부정 이후 트럼프 '1기' 정부가 후안 과이도 당시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지지하며 마두로를 압박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시프터 선임연구원은 "(8년 전과 달리) 트럼프는 이제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대는 바뀌었다"며 "트럼프는 첫 임기 때 김정은에 (대화) 이니셔티브를 진행했고, 이젠 마두로에게 비슷하게 접근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를 통해 (트럼프) 친구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하고, 많은 돈을 벌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화 제의'가 온다면,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역시 이를 적극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트럼프 당선 확정 후 베네수엘라 국영 TV방송을 통해 트럼프 당선을 축하한 뒤 "이것은 새로운 시작이며, 우리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좋은 관계를 구축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마두로는 앞서 2020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책 담당자들이 트럼프를 호도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는 손을 내밀면서도 자신에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또 다른 경제 제재 대상국인 쿠바에 대해서는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처럼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시프터 선임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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