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다수당' 내준 민주당은 임기 전 '법관 후보자' 인준 속도전 방침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보수 진영에서 고령의 보수 연방 대법관 사퇴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 중 장기간 활동이 가능한 젊은 보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나이가 많은 보수 대법관을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측은 보수 법률 단체 '아티클3 프로젝트'의 창립자이자 트럼프 측근인 마이크 데이비스가 지난 6일 엑스(X·옛 트위터)에 "사무엘 엘리토 대법관이 기쁜 마음으로 짐을 싸고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 등이 발단됐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종신직인 대법관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념적으로는 보수 성향이 6명으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논란에도 1기 정부 때 3명의 대법관을 임명하면서 만들어진 구조다.
6명의 보수 대법관 가운데 엘리토 대법관은 74세이며 흑인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76세다. 만약 이들이 트럼프 정부 때 사임하지 않고 차기 정부에서 은퇴 결정을 하거나 사망할 경우 임명권은 그때 대통령에게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1기 때 임명한 보수 대법관 3명은 현재 50대다.
이 때문에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때 아예 젊은 보수 대법관으로 교체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보수 진영 내에서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은퇴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대법관 3명을 지명하는 데 역할을 했던 레너드 레오는 성명을 통해 "토마스와 앨리토 대법관은 미국과 헌법을 위해 자신들의 삶을 바쳤다"면서 "그들을 마치 유통기한이 다가온 고기처럼 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고 무식하고 우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진보 진영의 대모로 불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연방 대법관은 나이를 이유로 오바마 정부 때 일각에서 은퇴를 요구받았으나 거부했다. 그는 현직으로 재직하다 췌장암으로 87세 때인 2020년 별세했으며 당시 대통령인 트럼프 당선인이 후임을 임명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가 공화당으로 넘어가는 내년 1월 전에 상원에서 가급적 많은 법관 후보를 인준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이날 보도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은 성명에서 "가능한 한 많이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인준 대상 법관 후보자는 30명 정도다.
이들 중 일부는 민주당 내에서도 지지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은 상황이며 민주당과 함께 투표해온 무소속 상원의원 등이 이탈할 수도 있어서 어느 정도나 인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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