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셔스 총선 10년만에 정권교체 유력…총리, 패배 인정

입력 2024-11-11 23:12  

모리셔스 총선 10년만에 정권교체 유력…총리, 패배 인정
람굴람 전 총리의 '변화를 위한 동맹' 압승 예상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 총선에서 10년만에 정권 교체가 유력해졌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까지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부분 개표 결과에 따르면 나빈 람굴람(77) 전 총리가 이끄는 야당 연합 '변화를 위한 동맹' 후보가 모든 선거구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 연합 민중동맹을 주도하는 무장사회주의운동(MSM) 프라빈드 저그노트(63) 총리는 최종 개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이날 낮 자신의 선거구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여당 연합 민중동맹이 분명히 큰 패배로 향하고 있다"며 "야당 연합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나라를 이끌 다른 팀을 선택했다"며 "그 선택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저그노트 총리는 MSM 대표였던 2017년 부친의 사망으로 총리를 이어받아 2019년 총선에서 여당 연합의 승리를 이뤘고 이번 총선에서 연임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모리셔스 경제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매년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높아진 생활비가 발목을 잡았다.
저그노트 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부가가치세 인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고 총선 직전 터진 도청 스캔들도 악재로 작용했다.

압승이 예상되는 변화를 위한 동맹의 람굴람 전 총리는 1995∼2000년, 2005∼2014년 3차례 총리를 역임한 원로 정치인이다.
그는 소득세와 식품·전기·연료·의약품 가격 인하, 노령 연금 인상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10년 만에 정권 탈환을 눈앞에 뒀다.
모리셔스에서는 총선으로 뽑는 62석을 포함해 전체 의회 70석 중 과반을 확보하는 정당이 정부를 구성하고 총리를 선출한다.
약 126만 인구 가운데 유권자는 100만2천여명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총선의 투표율은 79.3%로 집계됐다.
총선 최종 개표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발표될 예정이다.
모리셔스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인기 휴양지로 관광이 주요 산업 중 하나다. 1968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여러 차례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뤄 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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