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식량 원조 2만5천톤 그쳐…미·국제단체 요청 수준에 크게 미달
美 '구호품 안 늘리면 지원 정책에 영향' 통첩 시한 임박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지난 달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30일 내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10월 한 달간 이스라엘 검문소를 통과한 가자 구호품 양이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 조직인 민간협조관(COGAT)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 식량은 2만5천155t(톤)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적었다.
10월 가자지구 국경을 통과한 구호품 트럭 대수는 하루 평균 57대로, 미국 측이 요구하고 있는 하루 350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국제 구호 단체들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최소 구호품 트럭 600대가 반입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11월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COGAT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품 트럭은 총 624대이며 구호 식량은 8천805t이다.
앞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달 13일 이스라엘에 서한을 보내 30일 내로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했다.
미국 측은 서한에서 이스라엘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정책상 함의가 있을 수 있다며 무기 지원 정책 변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서한에서 밝힌 30일의 통첩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미국 정부가 실제로 이스라엘 지원 정책을 손볼지 주목된다.
지난주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중부로 가는 새로운 통행로 개방을 발표하고 추가 구호품 전달 경로를 승인하는 등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이보다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이 발발하자 가자지구 전체를 봉쇄하고 구호품 반입을 통제해 극심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했다.
이후 국제 사회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구호품 반입을 점진적으로 늘리기 시작했으며, 구호품 반입이 가장 많았던 지난 5월에는 한 달간 식량 11만7천t과 구호 트럭 6천여대가 가자지구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 후로 구호품 반입량은 계속 줄고 있으며 1년 넘게 이어진 전쟁에 초토화된 가자지구의 식량난은 기근 수준으로 치달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구호 단체들은 이스라엘군이 의도적으로 구호품 반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이스라엘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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