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대단체 행사 참석 예정…정부 "공식 접촉 없을 것"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 장관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극우 성향의 프랑스 유대인 단체 행사에 오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고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모트리히 장관은 프랑스 내 유대인 단체 '이스라엘은 영원히'가 주최하는 갈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를 방문한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의 힘과 역사를 응원하기 위해 프랑스어권 시온주의 세력을 결집하는 것"이라고 행사를 홍보해 왔다.
프랑스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비판해 온 좌파 진영은 이 행사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토마 포르테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적으며 이 행사를 당국이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포르테 의원은 특히 유대 우월주의자로 알려진 스모트리히 장관이 지난 8월 한 행사에서 "(이스라엘) 인질들이 돌아올 때까지 (가자지구의) 200만 명의 민간인을 굶어 죽게 하는 건 정당하고 도덕적일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같은 당 마틸드 파노 의원 역시 이달 5일 의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에서 미셸 바르니에 총리에게 스모트리히 장관의 파리 방문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바르니에 총리는 "프랑스 당국은 그의 이번 방문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그는 국제법에 따라 사적인 차원에서 파리를 방문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또 스모트리히 장관이 작년 3월 '이스라엘은 영원히'가 주최한 행사에서 '무책임하고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을 해 프랑스 정부가 강하게 비난한 점을 거론하며 이번에 어떠한 공식 접촉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스모트리히 장관은 "팔레스타인 민족은 만들어진 지 100년도 되지 않았다"며 "그들에겐 역사도 문화도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11일엔 미국 대선 결과를 두고 "유대와 사마리아(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식 표기)의 정착촌에 이스라엘 주권을 적용할 중요한 기회"라며 "2025년은 서안 주권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안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은 국제법상 불법으로 간주된다.
친팔레스타인 단체 등은 13일 행사와 스모트리히 장관의 파리 방문에 맞춰 규탄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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