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27.3%로 1.5%p 줄어…1억7천만명, 여전히 생활 어려운 상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인구 규모 세계 7위(2억1천여명)인 브라질 내 경제적 사회 취약계층 감소 영향으로 지난해 중남미 전체 빈곤층 규모가 지난 33년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 산하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영문명 ECLAC)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중남미 사회 파노라마' 보고서를 보면 2023년 중남미 빈곤율은 27.3%로, 전년 대비 1.5% 포인트 줄었다.
이는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유엔에서 설정한 하루 최소 생활비(2017년 구매력 평가 기준 2.1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층 비율은 10.6%로, 2022년 11.1%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중남미 인구의 ⅓ 정도가 거주하는 브라질에서의 지표 개선 영향이라고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브라질에서 빈곤율 개선이 없었다면, 관련 지표는 전년 대비 약 0.4% 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을 것"이라고 적시했다.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지난해 1월 3기 정부 출범 이후 부가가치세 통합을 비롯한 세제 개편, 사회복지기금 확대, 자녀 교육 지원을 조건으로 저소득층에 생계비를 주는 취지의 '보우사 파밀리아' 부활 등으로 빈곤층 비율을 3.4%포인트, 극빈층 비율을 1.7%포인트 각각 줄였다.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는 역내 빈곤율이 수치상으론 개선됐으나, 아이티·니카라과·온두라스 등지에서 약 1억 7천만명이 생존에 필요한 물적 자원 부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온두라스, 페루,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아르헨티나 등의 경우 재정 부족과 정치·사회적 불안정성 확대 등 여파로 극빈층 비율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는 "빈곤 퇴치에 진전을 이루기 위해선 국내총생산(GDP) 1.5∼2.5% 정도 재정을 투입한다는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2022년 기준 중남미(20개국) 평균 투입 규모는 GDP 0.8%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향후 25년 사이에 65세 이상 인구가 현재의 2배 가까이(9.9→18.9%)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돌봄 위기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보호책을 강구할 것을 각국 정부에 주문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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