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어 세르비아 대통령 통화에도 배석…우려의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부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영향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발탁되면서 연방 정부의 조직이나 예산 개혁에 대한 권한을 갖게 된 것과는 별개로 외교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조짐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할 때 머스크 CEO도 참여했다고 공개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과 외국 정상의 통화에 배석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전화 통화에도 참여했다.
당시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이 건네준 수화기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대화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가 전화 통화 배석뿐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의 정상 외교에도 직접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14일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를 방문할 예정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 때도 머스크가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머스크는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은 밀레이 대통령과 예전부터 친분이 두터웠다.
다만 일각에선 외교 분야에서까지 머스크가 영향력을 끼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 안보뿐 아니라 경제 당 다양한 분야에서 민감한 문제까지 논의되는 정상 간 대화에 사업가인 머스크가 참여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르비아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 매장량이 유럽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테슬라를 경영하는 머스크 입장에서 이해관계가 없는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부치치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은 세르비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대화에 함께 한 머스크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포츠에 대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끄는 사모펀드 '어피니트 파트너스'는 세르비아 등 발칸반도에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를 들여 초호화 리조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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