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측근, 호주대사 축하 게시글에 '모래시계 움짤' 댓글 논란

입력 2024-11-13 12:42  

트럼프측근, 호주대사 축하 게시글에 '모래시계 움짤' 댓글 논란
러드 주미 호주 대사, 과거 트럼프 비난…스커비노 전 보과관, '시간 다 됐다' 메시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주미 호주 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축하 메시지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이 모래시계 '움짤'(GIF·움직이는 이미지)을 답글로 달아 모욕을 줬다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호주 총리를 지낸 케빈 러드 현 미국 주재 호주 대사는 지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자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식 축하 성명을 올렸다.
그는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한 뒤 양국이 오랜 친구이자 동반자이고 동맹국이라며 호주는 트럼프 당선인 및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으로 꼽히는 댄 스커비노 전 선임보좌관은 모래시계에서 모래가 떨어지는 모습의 짧은 영상을 댓글로 달았다.
스커비노 전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 캐디 출신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디지털 전략 선임보좌관으로 일했다. 아직 그의 보직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도 이름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런 스커비노 전 선임보좌관이 모래시계 이미지를 올린 것에 대해 호주 ABC 방송은 트럼프 당선인과 구원(舊怨) 관계에 있는 러드 대사에게 '너의 시간이 다 됐다'고 말한 것이라며 차기 미국 행정부가 러드 대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가장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두 차례 호주 총리를 지낸 러드 대사는 2013년 총선 패배 후 정계를 떠나 미국 싱크탱크인 아시아 소사이어티를 이끌며 중국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 재임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서구의 반역자', '파괴적인 대통령'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올해 3월 그가 주미 호주 대사로 취임하자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러드 대사를 "불쾌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그는 오래 있지 못 하고 호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선 후 러드 대사는 미국 대통령직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개인 웹사이트와 SNS에서 트럼프 당선인 관련 발언들을 삭제하기도 했다.
한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가 완벽한 우정을 쌓을 것이라고 말했고, 나도 양국 관계가 계속해서 매우 강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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