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소프트웨어 보완 기대…리비안은 자금 숨통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전기차 산업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1조원대 추가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기존에 발표된 50억 달러(약 7조원)에 더해 8억 달러(1조1천여억원)를 리비안에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세계 2위 자동차 제조사인 폭스바겐은 리비안에 50억 달러(약 7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 6월 밝힌 바 있다. 우선 10억 달러로 리비안 지분을 확보하고 이후 40억 달러로 리비안과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양사는 이날 전기차 컴퓨터시스템(아키텍처)과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할 합작회사 경영진을 발표했으며 현 리비안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CSO)와 폭스바겐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로 했다.
이들은 양사에서 온 1천명 규모 기술자 조직을 이끌게 된다.
양사는 첨단 기술을 적용한 최신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을 개발하고 다른 차량 제조사들에 라이선스(허가)를 제공하는 형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첨단 전기차 인프라와 리비안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향후 양사 전기차에 적용하겠다는 구상도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취재진을 대상으로 전기차 시제품이 공개됐으며 폭스바겐 시험용 차량에 리비안 소프트웨어 기반의 컴퓨터 시스템이 들어간 형태였다.
폭스바겐의 추가 투자는 최근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지원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리비안의 자금난에 숨통이 트이고, 폭스바겐이 상대적으로 고전해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리비안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뉴욕타임스는 양사 간 동맹이 심화됐다고 평가했으며, 합자회사는 양사가 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완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폭스바겐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어왔고, 실적 부진 속에 최근 직원들에게 10% 임금 삭감을 요구한 바 있다.
리비안은 대형 업체인 폭스바겐과의 협력관계를 이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이익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리비안은 한때 테슬라의 대항마로 주목받았지만, 전기차 수요 감소와 높은 금리 여파로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리비안 주가는 올해 들어 55%가량 급락했는데 이날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9%가량 반등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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