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워' 크리스 밀러 "AI 경쟁 치열해져…트럼프 정책 중심도 AI일 것"
TSMC 30년 취재 린훙원 "中, 자국시장 육성·저가 마케팅 공략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한지은 기자 = 글로벌 반도체 전문가들은 미래 첨단산업 패권 경쟁의 화두로 인공지능(AI) 경쟁 격화와 불확실성 확대 등을 꼽았다.
이들은 14일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주최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포스트 미 대선 - 달아오르는 패권 경쟁'을 주제로 열린 '제1회 미래경제포럼'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칩워'(Chip War)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AI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정책 이니셔티브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며 미중 갈등 속 양국의 AI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결국 반도체 전쟁은 AI 구현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하고 경쟁자가 이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싸움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2기에 AI 구현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하고 통제하면서 미래 기술을 좌우할 AI 모델 구축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런 흐름이 세계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밀러 교수는 "10년에 걸친 미중 경쟁으로 압박받아온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더욱 양분되고, 미국의 관세와 수출 통제 강화가 이러한 추세를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응해 필요한 반도체를 자국에서 생산하려는 노력을 두 배로 늘릴 가능성이 크다"며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중 양국이 경제 분리(디커플링)를 추진하면서 통합 공급망에 익숙한 기업과 국가에는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도 "미국은 미중 기술 경쟁, 기술 격차에 대해서도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중국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30여년간 근거리에서 취재해 온 린훙원(林宏文) 대만 금주간(今周刊) 고문은 "미국 대선 이후 보조금, 관세, 북미 공장 건설 등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특히 그는 미중 갈등 이후 글로벌 기업의 중국 투자가 축소되고 중국이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등 반도체 산업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린 고문은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매우 많은 견제를 받고 있어 자국 시장을 육성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은 앞으로도 저가 마케팅으로 전 세계를 공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굴기(堀起)하고 수직 통합 모델로 나아가고 있어 삼성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삼성은 TSMC, 엔비디아와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사외이사를 역임한 신창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이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 개발이 중요한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며 "기술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느냐도 엔지니어들이 살펴야 하는 세상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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