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안팎 4천명 병력 배치…파리 도심도 경계 강화
마크롱 등 佛 정치인 대거 직관…이 '자국민 안전 보장' 요청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와 이스라엘 간 축구 국가대표전이 14일(현지시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이날 저녁 8시40분 파리 외곽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이스라엘과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2조 5차전 홈 경기에 나섰다.
지난 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이스라엘 축구 팬들이 공격받는 일이 벌어진 터라 이날 경기는 극도로 강화된 보안 속에 진행됐다.
프랑스 당국은 이날 경기를 '고위험' 상황으로 분류한 뒤 경기장 안팎에 총 4천명의 경찰과 군 경찰을 배치했다. 아울러 1천600명의 경기장 보안 요원도 투입됐다.
경기장과 다소 떨어진 파리 시내에도 1천500명의 병력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보안 병력은 15일 새벽 1시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경기장 주변의 상점들도 보안 대비 차원에서 이날 오후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총 8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드 드 프랑스에는 이날 1만3천∼1만4천명만이 관중석을 채운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민에게 이날 경기를 보러 가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원정팀 관중석엔 적지 않은 이스라엘 팬들이 자리했다.
경기 초반 관중석에서 프랑스와 이스라엘 열성 팬들 간 충돌이 일었으나 곧바로 보안 요원들이 개입해 이들 사이에 안전선을 설치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날 경기장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미셸 바르니에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야엘 브룬 피베 하원 의장 등 프랑스 정치인들이 직접 참석했다.
이들은 반유대주의를 규탄하고 이스라엘에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기에 앞서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 장관은 프랑스 측에 이스라엘 지지자들의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경기 전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며 "경기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보장하겠다"고 말했다고 엘리제궁은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BFM TV와의 짧은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그 어떤 곳에서도 반유대주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폭력과 협박은 프랑스든 그 어디에서든 절대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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