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이율 기자 = "금융당국도 진심, 정부도 진심, 우리 기업도 진심입니다"
금융당국, 서울시·부산시와 지난 13일 홍콩에서 한국투자설명회(IR)를 공동 주최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해외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한국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이 계속되는지였다고 입을 모았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IR을 마친 뒤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투자자들 최대 관심사는 한국 증시 밸류업이 계속될 거냐, 진심이냐였다"면서 "그래서 진심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어떻게 바뀌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가야 할 길은 한 길"이라며 "이번 만큼은 당국도 진심이고, 정부도 진심이고, 우리 기업도 진심이라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상장주식 수는 엄청나게 증가한 반면, 미국 상장주식 수는 2008년 이후 그대로인데 돈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니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반문하면서 "정부의 시장 퇴출절차 개선 등이 하나하나 실행되고, 신뢰가 쌓이면 개인투자자들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아주 중요한 것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어떻게 높이느냐로, 주주환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높이기는 너무나 쉬운 일인데 본질적으로 기업가치 높이는 진정한 밸류업은 아니다"라면서 "외국인 투자자를 잡고 개인투자자도 한국에 머물게 해 붐업하기 위해서는 ROE 목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이날 IR 중 해외투자자와의 대화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장 큰 성공의 키는 한국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신뢰회복"이라며 "우리도 밸류업 공시하고 지켜가려고 하는데 참여하는 기업 입장에서 공시한 계획과 수준, 시장과 약속한 부분들을 얼마나 성실하게 지켜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은 기업 내부에서 투명한 지배구조 하에서 의사결정이 선행돼야 하고, 이 의사결정을 주주들에게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라며 "한국 자본시장의 문제는 정보의 불균형성인 만큼 시장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소통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한국의 공적 연금 소득대체율이 42% 밖에 안된다는 것"이라며 "개인연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중이 높아지지 않으면 재정부담이 커져 정부가 드라이브 걸고 기업들이 진심으로 미래를 위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은 "투자자들의 공통된 질문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냐였다"면서 "정부나 금융당국의 규제 환경에 대한 의구심도 끊임없이 제기하고, 신뢰도가 크지 않았는데,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진정성을 인식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나 금융당국의 추가적인 조처도 필요하다"면서 "단순히 밸류업 프로그램을 갖고 공시하라고 해서 될 게 아니라 정부가 세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진정성이 보이고 밸류업이 탄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함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주식을 하는데,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원인도 우리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해외주식에 관심이 많은데, 기업가치가 상승해서 나한테 오는 투자이익이 가시적으로 더 클 것이라 예상해서 그렇겠지만, 왜 우리나라는 그런 믿음과 희망을 안 줬는지 심도있는 고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사장은 "기업과 주주는 한몸이라고 생각하고, 배당성향을 2018년부터 30%로 고정했고, 매년 20% 정도의 무상증자를 3년째 시행했다"면서 "이런 이익배당과 무상증자 정책으로 주주가 우리 회사를 믿고 성장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우리나라 주식과 회사채, 국채 다 모아도 전세계의 1.2%로, 98.9%는 밖에 있다"라면서 "우리 해외법인 11개는 순익을 잘 내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미시장에 비중을 두고 상위회사와 조인트벤처해서 인수금융하는 회사를 만들고, 칼라일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상품공급과 투자은행업무를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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