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로도 모자라 즉시도착…업종불문 '속도전쟁' 전방위 확산

입력 2024-11-17 06:01  

당일로도 모자라 즉시도착…업종불문 '속도전쟁' 전방위 확산
네이버 '지금 배송'·삼성전자 '오늘 보장' 서비스 도입
배달앱 슈퍼·편의점 장보기…컬리 강남권도 퀵커머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유통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등 테크기업에서 시작된 '빠른 배송 전쟁'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기업들은 당일 배송과 새벽 배송뿐 아니라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퀵커머스(즉시 배송) 서비스까지 나섰다.
쿠팡과 함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양강구도를 굳혀가는 네이버(NAVER)[035420]는 주문 1시간 만에 받아보는 '지금 배송' 서비스를 추진하고, 삼성전자[005930]도 오전에 구매하면 당일 배송해 설치해주는 '오늘 보장' 서비스를 시작했다.

◇ 로켓배송이 불 지핀 '배송 속도전' 가열
17일 유통과 이커머스, 물류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로켓배송'이 불을 지핀 배송 속도전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쿠팡 로켓프레시(신선식품)는 오전 10시 전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 8시 전에 배송해주는 서비스이다. 오전 10시 이후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배송이 이뤄진다. 공산품을 주문 다음 날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이 인기를 끌자 다른 이커머스와 물류 기업들도 '빠른 배송' 전쟁에 가세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과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지난 6월 이른바 '사촌 동맹'을 맺어 CJ대한통운이 신세계 계열 이커머스 G마켓(지마켓)과 옥션, SSG닷컴(쓱닷컴) 배송 비용은 줄이고 속도는 높이는 윈윈 전략에 나섰다.
G마켓과 CJ대한통운은 평일 기준 오후 8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을 보장하는 '스타배송'을 지난 9월 말 개시했다.
CJ대한통운은 또 내년 초부터 일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해 주7일 배송을 핵심으로 하는 가칭 '매일 오네(O-NE)'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AI(인공지능)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모바일앱을 출시해 오늘 배송, 내일 배송, 새벽 배송, 희망일 배송 이외 퀵커머스인 '지금 배송'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편의점과 동네슈퍼,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스마트스토어 제품 등을 대상으로 즉시 배송을 계획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21년부터 배달앱 쿠팡이츠를 통해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 일대에서 식품·생필품을 즉시 배송해주는 '쿠팡이츠마트'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 식료품 위주 퀵커머스 시장 성장…"1시간 안팎"
주로 오토바이로 1시간 안팎에 배송하는 퀵커머스 시장은 식료품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70여개의 도심형 유통센터를 구축해 직매입 상품을 판매하는 B마트와 제휴 업체 상품을 즉시 가져다주는 장보기·쇼핑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배민앱에서는 편의점 4사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1만2천여개 매장 장보기 주문이 가능하다. 50여개 브랜드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1천700여개 매장도 입점해 있다.
배민 관계자는 "현재 퀵커머스로 주문할 수 있는 상품은 1만여종에 이른다"며 "전통시장 등 외부 제휴를 통해 B마트에서 제공하지 않는 상품군을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도 각종 배달앱과 자사 앱을 통해 퀵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2016년 배달앱 띵동과 손잡고 퀵커머스를 시작해 현재 자사 앱인 '우리동네GS' 등을 통해 즉시 배송 주문을 받는다. 현재 GS25 1만5천여개와 GS더프레시 500여개 매장에서 즉시 배송이 가능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3분기 퀵커머스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90.2% 증가했다"며 "주로 즉석 치킨과 탄산음료, 스낵, 면류 카테고리 판매가 우수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도 지난 2021년 2월 온라인 즉시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 240개 점포가 협력 배달업체나 배민을 통해 즉시 배송하고 있다.
밀키트 등 '샛별배송'으로 유명한 컬리는 퀵커머스 '컬리나우'를 지난 6월 서울 서대문·마포·은평구 일대에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강남권으로 넓혔다.
컬리는 샛별배송을 상대적으로 덜 쓰는 오피스 상권 등 지역 위주로 컬리나우 서비스 권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 속도 전쟁 전방위로 확산…당일·다음날 '빠른 설치'도 잇따라
최근에는 빠른 배송을 넘어 당일 또는 다음날 빠른 설치까지 해주는 사업도 확산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8년 '전문설치' 서비스를 도입해 전문 기사가 일부 가전제품을 배송 및 설치해주기 시작했다.
쿠팡은 해당 서비스명을 2020년 '로켓설치'로 바꾸고 가전과 가구부터 자동차 타이어까지 많은 제품을 주문 다음 날 또는 희망 날짜에 무료로 배송·설치해준다. 쿠팡은 설치 서비스가 필요한 품목은 최대한 로켓설치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14일부터 가전에서 모바일까지 구매 당일 배송과 설치가 가능한 '오늘보장' 서비스를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시작했다.
삼성닷컴에서 낮 12시 이전에 구매하면 TV·냉장고·세탁기 등의 제품을 삼성전자로지텍을 통해 10만원에 당일 배송·설치해준다.
앞서 롯데하이마트도 지난 6월부터 TV·냉장고·김치냉장고 등 3개 품목을 오후 1시까지 주문하면 7만원에 당일 배송·설치해주는 '오늘 설치' 서비스를 서울 수도권에서 시작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오늘 설치 서비스에 대한 고객 호응에 따라 세탁기와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3개 품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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