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 0.2% 하회, 제조·서비스 모두 부진…예산안 불확실성 반영된듯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정부의 집권 첫 분기인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통계청(ONS)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1% 증가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2분기 성장률 0.5%는 물론이고,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나 로이터 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 0.2%에도 미치지 못한다.
영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 4분기에 -0.1%, -0.3%로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가, 올해 들어 기술적 경기 침체에서 빠져나와 각각 1, 2분기에 0.7%, 0.5%를 기록했다.
성장 촉진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출범한 스타머 정부는 지난달 말 예산안 발표와 함께 본격적으로 경제 정책 추진에 시동을 걸었으나 집권 첫 분기 경제성장률이 부진하면서 악재를 떠안게 됐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경제 성장 개선이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모든 것의 중심에 있으므로 이 수치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경제의 약 80%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이 3분기 0.1% 증가에 그쳤으며 제조업 생산은 0.2% 감소했고 건설은 0.8% 증가했다.
특히 3분기 마지막 달인 9월에는 제조업·정보기술(IT)서비스 부문이 -0.1%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수렌 시루 잉글랜드웨일스공인회계사회 경제국장은 블룸버그에 "부진한 생산성과 공급 제한 등 고질적인 어려움으로 영국의 성장 궤도가 현실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에는 스타머 정부의 첫 예산안은 직접 반영되진 않았다. 다만, 예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경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예산안은 세금과 공공 차입 및 지출을 대폭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기업 부담 증가로 고용·투자가 둔화하고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벤 존스 영국산업연맹(CB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BC에 "예산안을 앞두고 의사 결정을 늦췄다는 기업이 많았다"며 "(예산안 발표 이후) 기업들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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