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동포 1천명 "인도네시아" 외치며 신태용 응원…日전에 힘보태

입력 2024-11-15 23:32  

韓동포 1천명 "인도네시아" 외치며 신태용 응원…日전에 힘보태
한인 기업인들 티켓 1천300장 마련…응원단, 굵은 빗방울에도 응원
"한국인 응원 고마워…함께 월드컵 본선 진출했으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짝짝!짝!짝!짝!"
15일(현지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인도네시아 대 일본의 경기가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경기장에는 7만여 관중이 홈팀 인도네시아를 응원했다.
이 관중 속에는 약 1천명의 한인 교민도 모여 인도네시아 국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함께 인도네시아를 응원했다. 이날 재인도네시아 한인회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는 신태용 감독과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축구팀에 힘을 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교민, 현지인들로 구성된 '인도네시아·한국 원팀'(원팀) 응원단을 꾸렸다.이날 경기 시작 전부터 자카르타에는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원팀 응원단은 쏟아지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합이 시작되기 전부터 북을 두드리며 '인도네시아'와 '대한민국', '신태용'을 외쳐 경기장 내 열기를 더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관중도 원팀 응원단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헤르윈(49) 씨는 "한국인들이 인도네시아를 응원해주니 고맙고 존경의 마음이 든다"며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함께 진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전반 초반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자 경기장 열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비록 이날 경기는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일본이 4대 0으로 승리했지만, 교민들은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신 감독과 인도네시아를 응원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교민 이은주(39) 씨는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처럼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 국민 영웅 대우받고 있어 내 어깨도 으쓱해진다"며 "신 감독 덕분에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잘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시연(13) 양도 "신 감독이 잘하고 있어 인도네시아 친구들 앞에서도 당당한 느낌"이라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이번 합동 응원은 신 감독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신 감독은 현지 신발 제조·수출 그룹인 KMK 송창근 회장에게 합동 응원단을 구성하면 한국인에 대한 인도네시아인 친밀도가 한층 올라갈 것이라며 지원을 요청했다.
송 회장은 한인 기업인들과 함께 십시일반으로 약 10억 루피아(약 8천800만원)를 모금했고, 재인도네시아 한인회를 통해 4만원이 넘는 입장권 1천300매와 응원복 등을 마련했다.
이 입장권은 교민들과 한인 기업에서 근무하는 현지인 종업원 등 인도네시아 팬들에게 무료로 배포됐다.
박재한 한인회장은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많은 한인이 힘을 얻고 있다"며 "신 감독은 물론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힘이 되기 위해 응원단을 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축구의 열기가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인도네시아에서 '영웅'으로 꼽힌다.
지난 4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면서 사상 첫 아시안컵 16강 진출 등 각종 대회에서 확실한 성과를 냈고, 기량 면에서도 인도네시아 축구를 한 단계 성장시켰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신 감독이 가는 곳은 어디라도 팬들이 모여 사진을 요청하고 사인을 받으려 한다.
이런 성과와 인기 덕분에 그는 인도네시아가 외국 투자 유치 등을 목적으로 마련한 골든비자(A-1 비자)의 1호 대상자가 되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신 감독 얼굴이 새겨진 유니폼을 맞춰 입고 경기장을 찾은 대학생 아프리(23) 씨는 "신 감독은 역대 가장 좋은 인도네시아 축구 감독"이라며 "인도네시아에 선진 축구를 도입했으며 계속해서 성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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