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부정선거' 논란이 지속되는 옛 소련 국가 조지아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수장이 회의 도중 페인트를 뒤집어 쓰는 봉변을 당했다고 AP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수도 트빌리시에 있는 선관위 건물에서 회의를 주재하던 지오르기 칼란다리쉬빌리 중앙선관위원장의 얼굴에 야당 인사가 검정 페인트를 끼얹었다.
봉변당한 칼란다리쉬빌리 중앙선관위원장은 왼쪽 눈에 붕대를 감고 다시 돌아와 회의를 재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6일 치러진 총선 결과를 확정하기 위한 것이다. 총선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집권당 '조지아의 꿈'은 53.9%의 득표율로 전체 150석 가운데 89석을 차지했으나 야당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총선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에는 시민 수천명이 트빌리시의 의회 건물 밖에 모여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벌였다.
출구조사에서 야당의 승리를 예측했던 미국 여론조사업체 에디슨 리서치는 예측과 공식 결과 사이의 차이에 대해 "정상적인 변동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투표 조작을 시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에디슨 리서치가 2012년 이후 조지아에서 실시한 모든 출구조사는 공식 투표결과와 일치했다. 이번 조지아 총선 출구조사 모델은 ABC, CBS, CNN, NBC이 미국 대선 출구조사에 사용한 방식과 동일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유럽연합(EU)은 조지아 총선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투명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달 초 "심각한 부정선거 의혹이 있으며, 심각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지아는 EU 가입 후보국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선거 전 이번 투표 결과가 조지아의 EU 가입 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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