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계개선 가능하지만 혼자 탱고 출 수는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키로 한 뒤 러시아가 핵 교리(독트린) 수정 방침을 또다시 언급하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핵 교리 수정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이미 실질적으로 공식화됐다"며 "필요에 따라 공식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원칙을 담은 핵 교리를 개정하겠다고 여러차례 예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국가안보회의에서 "핵 억제 분야 정책은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며 비(非)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으로 러시아를 공격하면 지원국 역시 공격자로 간주한다는 내용 등을 개정 교리에 담을 것임을 시사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었다.
미국이 수개월간 장고 끝에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가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17일 나오자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의 핵 교리 수정 방침을 재차 거론한 것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성명에서 장거리 무기 사용은 서방 국가의 직접적인 분쟁 개입을 의미한다며 "러시아의 대응은 적절하고 명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대미 관계와 관련, "(푸틴) 대통령이 말했듯이 정상화에 열려 있다"며 관계 개선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우리는 혼자 탱고를 출 수 없다. 그렇게 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러시아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점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미국의) 제재받고 있다. 이것은 상호적일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루비오 내정자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 경쟁을 시작한 쪽은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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