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상원 눈높이 낮춰 논란 인사 일부는 통과시키려는 전략"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같은 공화당 내에서도 인선에 반대 의견이 적지 않은 맷 게이츠 법무부 장관 후보 등 논란이 되는 인사들의 주요 보직 지명을 강행할 태세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며칠간 사적인 대화에서 게이츠 지명자 인준이 부결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인정했다.
게이츠는 하원의원 시절 성매수와 마약 사용 의혹으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은 전력 등으로 인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게이츠 지명을 철회하려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법무장관에 대한 인준 권한을 지닌 공화당 상원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게이츠 지지를 압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게이츠 인준이 부결되더라도 장관 후보에 대한 상원의 눈높이가낮아져 게이츠와 마찬가지로 논란이 되는 다른 인사들의 인준이 수월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는 백신 음모론자이며 공화당에 오랫동안 자금을 후원해온 제약·식품 업계를 정조준하고 있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국방부 같은 거대 조직을 이끌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탓한 발언과, 정보 관련 업무를 다룬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NYT는 2024년 이전이었다면 게이츠를 포함한 이들 인사 4명이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인준될 가능성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대통령들은 내각 인선을 트럼프 당선인처럼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인준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지명자의 숨겨진 과거가 청문회에서 갑자기 드러날 가능성을 제거하려고 노력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첫 임기 때는 초대 국방장관으로 4성 장군인 짐 매티스를 지명하는 등 대체로 위험 부담이 없는 선택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극단적인 인사를 아주 많이 지명하면 그중 몇 명은 통과될 것이라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상원의원 다수가 트럼프 당선인과 측근들에게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할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들에게 선택을 강요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둔 상원의원들은 게이츠 지명자 인준에 반대하면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마가(MAGA·공화당 강성 지지자) 경쟁자를 상대해야 할 우려가 있으며, 인준에 찬성하면 본선에서 질 수 있어 곤혹스러운 상태다.
또 선거를 준비할 필요가 없는 의원들도 트럼프 당선인이 게이츠 지명을 관철하려다 정치력을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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