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모으는 中기업들…미중 금리차에 무역갈등 고려

입력 2024-11-22 16:02  

달러 모으는 中기업들…미중 금리차에 무역갈등 고려
중국 내 외화예금 1천173조원…수출 이익은 달러로 보유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기업들이 달러 비축을 늘리고 있다.
2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대다수 중국 기업은 가능하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역외 보관하려 하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자료를 보면 수출업자 등의 역내 외화예금도 지난달 말 기준 8천365억달러(약 1천173조원)로, 1년 전보다 6.6% 증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해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또 모든 수입품에 대한 20% 보편 관세와 감세,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을 공약했는데,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고 이에 따른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 대선 이후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2% 넘게 오른 상태다.
게다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7.24위안 수준인 위안/달러 환율이 내년 말까지 7.3위안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최근 2차례 인하를 통해 기준금리를 4.50∼4.75%로 만들었지만, 이는 여전히 중국보다 높다. 중국의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는 5년물이 3.6%, 1년물이 3.1% 수준이다.
위험관리 컨설팅업체 첸징의 데이비드 장은 "역외에 달러를 보관하려는 의사가 분명히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고, 광물수출업체 저상중자오 관계자는 "미중 금리 격차가 크고 장기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수출업체들의 달러 자산 보유는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8개월간 10%가량 오른 뒤 코로나19와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12% 정도 하락한 바 있는데, 중국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아시아·남미 등 신규 시장에 진출하는 식으로 이러한 혼란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시티그룹의 네이선 스와미는 "글로벌 결제·무역에서 위안화 비중은 몇 년간 커져왔다"면서 "일부 신규 무역은 달러 이외 통화로 가능하며 이를 통해 근본적으로 환 헤지 필요성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자료를 보면 세계 무역금융에서 위안화 비중은 2020년 2%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달 말 기준 5.77%로 올라섰다. 이는 달러에 이어 2위다.
중국 세관 통계상으로도 중국 수출에서 미국 비중은 계속 낮아진 반면 동남아시아·인도·멕시코 등의 비중은 오르는 추세다.
일부 수출업체는 수출입을 모두 하는 식 등으로 환위험을 피하려 하며, 한 사업가는 "수출 대금으로 현지 물건을 구매해 중국으로 수입하고 이익은 미 달러로 환전한다"면서 "이는 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간단하고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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