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 내달 1일 취임
유럽 방위 공동 입장 조율…대미·대중 잠재적 무역 분쟁 대응해야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내달 1일 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취임하면 소수민족 출신으론 처음으로 EU 내 주요 기관을 이끌게 된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스타 전 총리는 샤를 미셸 현 상임의장의 뒤를 이어 내달 1일부터 EU 27개국 정상을 대표하게 된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집행위원장, 유럽의회 의장,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함께 소위 EU '빅4'로 꼽힌다.
과거 '비공식 이사회'로 불리던 EU 정상회의가 2009년 리스본 조약 발효와 함께 정식기관으로 편입되면서 신설됐다.
상임의장은 EU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주요 의제에 관한 정치적 합의를 조율하고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집행위원장과 함께 국제 무대에서 EU를 대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EU 정상회의에서 가중다수결 투표로 선출되며 임기는 2년 6개월로 1회 연임이 가능하다.
지난 6월 차기 상임의장으로 선출된 코스타 전 총리는 인도 고아와 모잠비크 출신의 혈통이다. 2015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포르투갈 총리를 지냈다.
코스타 전 총리는 자신의 비유럽권 유산을 활용해 EU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와 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앞서 "주요 7개국(G7)이나 주요 20개국(G20)만이 세계의 전부가 아니다. 세계는 195개국으로 구성돼 있다"고 강조하며 다극적 세계관을 반영한 협력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럽이 단방향적 세계관이 아닌 360도의 비전을 갖고 싶어 한다는 분명한 신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코스타 전 총리는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서 임기 초반부터 중요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해 유럽에 방위비 부담 압박을 가할 경우 이에 대한 회원국 간 공동 입장을 도출해내야 한다.
아울러 미 트럼프 행정부 및 중국과의 잠재적 무역 분쟁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안으로는 유럽 내 극우 세력 부상과 EU 회의주의자들에 맞서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역할도 해야 한다.
코스타 전 총리는 내부 단결을 위해 되도록 회원국들과 접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가을 27개 회원국 정부 수반을 방문한 코스타 전 총리는 매년 9월 '경청 투어'를 다닌다는 계획이다.
그는 "나의 주요 임무는 모든 사람의 단결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그리고 그것은 영구적인 접촉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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