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란이 오는 29일(현지시간) 자국 핵프로그램 문제를 두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E3)과 회담한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란과 프랑스, 독일, 영국의 외무부 차관이 이란 핵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앞서 교도통신은 이란과 E3, 유럽연합(EU) 당국자가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이란 핵프로그램, 이란 항공·해운사에 대한 유럽 각국의 제재 등을 논의한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21일 이들 유럽 3개국 발의로 통과된 결의에서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의무로 받아야 할 사찰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란이 강력히 반발하며 이튿날 신형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이란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이번 회담 개최가 시선을 끈다. 이들 3개국은 핵합의에 서명한 당사국이며 EU는 핵협상 당시 회의를 주재하고 때로는 중재 역할을 했다.
특히 이란에 매우 적대적이고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재집권이 임박한 시점이어서 양측이 예상보다 회담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도 있다.
지난 14일 이란은 IAEA 결의안 채택을 막고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60%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제한하겠다고 제안했다. 60% 농축 우라늄은 핵무기에 필요한 90%까지 농도를 단기간에 상향할 수 있다.
이란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에 따라 우라늄-235 질량 기준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었다.
서방은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동결·축소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5월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겠다고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 역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이듬해 핵프로그램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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