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비즈니스, 재무장관직 진흙싸움 전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직을 두고 트럼프의 낙점을 얻은 스콧 베센트와 경쟁을 펼쳤던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과도한 인선 노력 때문에 입지가 축소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폭스비즈니스는 24일(현지시간) 정권 인수팀 인사를 포함해 12명의 소식통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양측의 불협화음에 대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인 베센트가 재무장관 후보로 유력해진 무렵 러트닉 측이 베센트 측을 공격하고 나섰다.
베센트가 민주당 핵심 기부자인 조지 소로스의 '오른팔'이었다는 이력,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이념으로의 전향이 늦었던 점, 심지어 그가 운영하는 펀드의 수익이 뛰어나지 않았던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두 사람은 통화 과정에서 직접 대립하기도 했다.
러트닉은 베센트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들이 모두 트럼프 당선인을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드는 공통 명분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베센트는 자신이 트럼프 당선인의 명분을 위해 완전히 헌신하고 있다면서도, 러트닉이 재무장관 인선에서 자신을 깎아내리려 시도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베센트는 심지어 통화 중 어느 순간 러트닉을 향해 "꺼져(go f**k oneself)"라고 말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폭스비즈니스는 러트닉이 베센트를 후보에서 밀어내고 자신을 내세우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 과정에서의 공격적 행동으로 트럼프 당선인 진영의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왕따'(outcast)가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러트닉의 행동 동기가 자기중심적이며 이번이나 차기 재무장관직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고 봤다.
경쟁에서 밀린 러트닉이 새로운 후보군인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와 월스트리트 억만장자 마크 로완을 지지했는데 이는 워시 이사가 2026년 임기 끝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으로 옮기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기에 재무장관 자리에 다시 기용되려는 시도라고 베센트 지지자들은 말했다.
캠프 내에서는 러트닉에 대해 "아기처럼 행동했다", "재무장관 인선 과정에서 많은 적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러트닉의 관계가 훼손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충성심을 가장 중요시하며, 트럼프 본인도 사업가로서 공격적 기질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러트닉은 재무장관직 인선 진흙탕 싸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힌 바 없으며 러트닉의 대변인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베센트 측도 논평을 거부하면서도 세부 보도 내용에 대해 다투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백악관 공보국장에 내정된 스티븐 청 대선캠프 대변인은 "둘 사이의 다툼에 대한 주장은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약화하려는 이들이 유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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