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스텔란티스 CEO만 짐 싼 거 아니다…CEO '시련의 계절'

입력 2024-12-03 09:48   수정 2024-12-0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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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스텔란티스 CEO만 짐 싼 거 아니다…CEO '시련의 계절'
올해 미국 CEO 교체 1천800여명, 역대 최대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스텔란티스와 인텔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CEO)의 사임 소식이 연이어 전해진 가운데 올해 미국 기업 대표들의 사임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조, 피아트, 지프, 크라이슬러 등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 4위 다국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는 이달 1일(현지시간) 임기 도중 전격 사임했다.
스텔란티스 이사회는 타바레스의 사임을 곧바로 수락하고, 새 CEO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같은 날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팻 겔싱어 CEO도 전격 교체됐다.
겔싱어가 4년 재임 기간 반도체 왕국 인텔의 재건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사임 소식은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들만 물러난 것은 아니다.
글로벌 취업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미국 내에서 1천800명 이상의 CEO가 퇴사를 발표했다. 이는 이 회사가 2002년부터 CEO 교체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작년 같은 기간의 1천500여 명보다 19% 많다.
데이비드 카스 메릴랜드대 재무학 교수는 2일 야후 파이낸스에 "기업 이사회가 점점 더 독립적으로 되면서 수익과 주가 모두에서 저조한 성과를 내는 CEO에 책임을 묻고 있다"면서 "이런 성과 압박으로 인해 CE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전반적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것도 기업 대표들에게는 부담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벤치마크 지수 상승세는 장기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미국 7대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을 포함한 몇몇 대기업들이 차별화된 성과를 내면서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의 경영진이 더욱 압박을 받고 있다.
CEO 이직 추적 컨설팅업체 러셀 레이놀즈는 "기업 대표들의 높은 퇴사율은 기술 혁신과 안정성, 지정학적 위기와 사회 문제 등 여러 거시적 기업 환경의 복잡성을 헤쳐나갈 수 있는 리더에 대한 사회적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변화는 세계 1위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에서 잘 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경영이 부진해지자 지난 5년 동안 주가가 300% 가까이 뛴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에서 브라이언 니콜을 CEO로 영입해왔다. 지난해 3월부터 스타벅스를 이끌던 랙스먼 내러시먼 전 CEO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17개월 만에 사임했다.
스타벅스 북미 CEO였던 마이클 콘웨이 역시 6개월 만에 물러났다.
하이타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파 수석 시장 전략가는 "다른 기업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한 회사가 침몰하고 있다면 CEO와 이사회는 즉각 시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CEO가 기업 회생의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사회는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계획과 힘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한다. CEO가 특별히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세상이 늘 공평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atw@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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