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단독공장으로 고객·제품 다양성↑
삼성SDI, JV로 10조5천억 대출…공급권 매각으로 SK온은 물량 확보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배터리 산업에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세계적으로 전기차 공장이 문을 닫거나 파산하며 불안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캐즘 이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서 공장을 인수하고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대출을 지원받으며 생존법을 모색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배터리 제3공장을 합작법인(JV) 파트너사인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인수 후 활용 방안은 밝히지 않았으나, 3공장을 북미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단독 수주 물량 중 일부를 3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 인수는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 비교적 적은 비용과 시간 투자로 단독 공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읽힌다.
GM 발표에 따르면 3공장은 대부분 건설된 상태로, 신규 공장을 증설하는 것보다 완공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3공장을 단독 공장으로 활용하면 GM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수익의 100%를 가져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얼티엄셀즈 제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미국 정부로부터 10조5천억원(75억4천만달러)의 대출을 지원받아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PE) 1, 2공장에 대한 건설·운영 자금으로 투입한다.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짓는 1, 2공장의 캐파(생산능력)는 각각 33GWh, 34GWh로 삼성SDI가 미국 내에서 스텔란티스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은 총 67GWh에 달한다. 연간 67만대의 차량에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이다.
1공장은 이달부터 조기 가동을 통해 첫 배터리 셀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2공장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 정부의 대출 지원에 대해 국내 배터리 기업이 합작법인을 활용해 북미 현지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성과로 바라본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는 동시에 미국이 전기차 산업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해 추진하는 지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번 사업은 북미 지역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능력을 제고해 중국과 같은 적대적인 국가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 등을 낮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업체(OEM)의 우선 공급권 매각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는 방법도 눈에 띈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같은 그룹 계열사인 기아에 SK온 배터리 우선 공급권 일부를 매각하는 안을 의결했다. 거래금액은 1천151억원이다.
앞서 현대차는 SK온 배터리 공장 내 전용 라인 설비 투자를 단행하며 물량 우선 공급권을 받았으며, 이 중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SK온이 합작한 공장은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GWh 규모로 짓는 배터리 공장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아에 전기차 신차 라인업이 많아져 탄력적으로 물량 공급권을 넘긴 것으로 해석된다"며 "SK온 입장에서도 고객사와 물량을 확보한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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