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 전망치 6∼6.5%로 하향…"관세 높아지면 세계 성장률 축소"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개발예산조정위원회는 브리핑을 갖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7%에서 6∼6.5%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6.5%∼7.5%에서 6∼8%로 범위를 넓히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남은 임기인 2025∼2028년 성장률 목표치도 6.5∼8%에서 6∼8%로 조정했다.
아르세니오 발리사칸 국가경제개발청(NEDA)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과 관련해 "우리는 더 불확실한 세상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발리사칸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때 말한 대로 행한다면 모든 곳의 관세가 높아질 것이라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성장률을 낮출 것이다. 우리는 모두 공급망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아메나 판간다만 예산관리부 장관은 "2025∼2028년 성장률 가정은 구조적 개혁의 예상되는 영향과 진행 중인 국내적·세계적 불확실성을 반영해 6∼8%의 더 넓은 범위로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의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동남아 각국 상대로 대대적인 관세 등 무역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동남아 국가들은 긴장하고 있다.
전날 리우 친 통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부장관은 한 행사에서 "지난 1년 정도 기간 여러 중국 기업에 미국 관세를 피하려고 말레이시아를 통해 그저 제품 브랜드만 바꿀 생각이라면 말레이시아에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해왔다"고 밝혔다.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중국, 멕시코에 이어 세계 3위인 베트남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베트남의 무역흑자 축소를 위해 고율 관세 등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대책을 마련하려고 애쓰고 있다.
지난달 27일 도 훙 비엣 베트남 외교부 차관은 한 행사에서 "베트남은 미국과 조화롭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무역을 활성화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미국산 항공기·액화천연가스(LNG)·군사 장비·인공지능(AI)용 반도체 등의 구매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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