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전 종전' 트럼프 압박 속 카타르 총리 "모멘텀 돌아와"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시리아 반군의 공세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맥없이 붕괴한 여파로 팔레스타인 가자전쟁의 휴전 협상에도 훈풍이 작용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내년 취임 전 종전을 압박하고 있어 조만간 휴전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FE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의 가족이 구성한 단체를 만나 "아사드 정권의 몰락이 인질 귀환 합의 진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드 정권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하며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 이란의 지원을 받아왔으나 각각 우크라 전쟁, 가자 전쟁으로 양국 지원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말 대공세에 나선 반군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상대로 결단력 있는 행동에 나선 덕분에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가족 단체는 면담 후 "총리는 인질들이 합의를 통해서만 돌아올 것이라고 했고 인질 귀환을 앞당기는 휴전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석방 합의를 낙관할 여러 이유가 있으며 합의의 시점이 왔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러한 언급은 급변하는 중동 정세 속에 석방 협상에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인질 가족들에게 심어주는 한편 이스라엘의 하마스·헤즈볼라 폭격이 결과적으로 아사드 정권 붕괴에 일조한 측면을 부각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가자 휴전 및 인질 석방 합의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이 당국자는 취재진에 시리아 상황으로 지역 내 힘의 균형이 급격히 변했다면서 미국이 인질 석방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사드 정권의 붕괴와 별개로 트럼프 당선인의 인질 석방 및 종전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휴전협상을 중재하다 잠시 손을 뗐던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총리는 7일 자국에서 열린 도하 포럼에서 "(미국) 대선 이후 (협상) 모멘텀이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취임 전 합의 타결을 위해 독려를 많이 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카타르가 중재에 복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마스 대표단과 가까운 소식통은 AFP통신에 "협상의 새 라운드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다음주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일 하마스를 상대로 자신의 취임 전까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지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하순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동 특사로 발탁한 스티븐 위트코프가 네타냐후 총리와 셰이크 무함마드 총리를 각각 만나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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