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MC 만들어 반도체 위기 극복…주 52시간은 걸림돌"(종합)

입력 2024-12-18 18:37   수정 2024-12-1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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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MC 만들어 반도체 위기 극복…주 52시간은 걸림돌"(종합)
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연구결과' 발표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산·학계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카드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의 모델을 벤치마킹한 'KSMC'(Korea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KSMC에서 선단뿐 아니라 레거시(구형)까지 다양한 공정을 다룸으로써 국내 팹리스와 파운드리간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조원을 투자하면 20년 뒤에는 300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이하 한림원)은 18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반도체 특별위원회 연구결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반도체특별위원회는 올해 2월 한림원이 발족한 것으로 K-반도체 산업 위기 진단과 해법 도출 등을 연구해오고 있다.
이 자리에서 권석준 성균관대 고분자공학부 교수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업들의 경우, 일부 AI 반도체 업체를 제외하고는 10나노 이하의 선단 공정에 집중하는 삼성 파운드리를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대만은 UMC, PSMC 등의 파운드리 업체들이 10나노 이상에서 미들 텍(middle-tech), 레거시(구형) 공정으로 TSMC와 겹치지 않게 균형을 맞추며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운드리 업체들이 몰린 대만 신주에는 250여개의 팹리스가 자생하며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다"며 "우리도 정부 지원을 통해 공기업 성격으로 시작한 TSMC와 같이 'KSMC'를 출범시켜 다양한 공정의 파운드리를 조성해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특위 공동위원장인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공기업 형태의 KSMC가 선단 공정까지 커버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당초 내부적인 아이디어로는 삼성의 레거시 공장을 일부 활용하는 것도 고민해봤다"고 답했다.




이날 현장에서 반도체특위는 좁아진 해외 기업과의 기술력 격차, 잃어가는 선도적 투자 경쟁력, 미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패키징 산업 성장 기반, 인재 유출, 불필요한 규제 등을 7가지 위기 조짐을 꼽았다.
이어 제조업 지키기,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구개발 추진, 인재 유인 및 유입을 위한 정책 추진 등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적기에 투자해야 선두를 차지하고 투자 선순환 구조에 들어갈 수 있다"며 "오는 2047년까지 반도체 투자 및 시설 운영에 필요한 재원 1천조원 중 직접보조금·세액공제 등으로 300조원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전무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판매 인센티브 지급과 주 52시간 제도 완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은 '주 52시간이 근무에 큰 걸림돌이 되냐'는 물음에 "TSMC 출신에게 들었는데 엔지니어 관점에서 보자면 반도체 개발은 가속이 붙어서 관성이 있어야 한다"며 "주 52시간이 좋은 제도이긴 하지만, 개발이나 특수활동에 있어서는 조금 부정적인 습관이나 관행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보탰다.
끝으로 곽 사장은 "그동안 통상적으로 대기업에 설비투자를 지원하고 (소부장 업체들이) 낙수효과를 보는 식으로 해오고 있었다"면서 "이제는 그 반대로 직접 소부장 업체에 지원하고 이를 통한 연구개발(R&D) 경쟁력 확보로 전체 생태계 확장을 하는 방식인 '분수효과'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burn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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