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개그우먼 박소라, “최고의 직업 선택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을 찾는 것”

입력 2017-06-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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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잡앤조이 1618=정유진 기자]최근 KBS 2TV 개그콘서트를 보면 유독 눈에 띄는 개그우먼이 있다.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이미지를 가졌으면서도 때론 망가지는 역할도 서슴지 않는다. 당당한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 남성 개그맨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기도 하면서 큰 웃음을 선사한다. 그는 바로 특성화고 출신의 KBS 26기 공채 개그맨 박소라 씨다.
천안여상을 졸업하고 개그우먼의 꿈을 이룬 박소라 선배는 “정말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면 남들처럼 대학에 진학하는 게 맞다.”면서도 “대신 자신의 진로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다면 일찍 그 분야에 뛰어드는 것이 정답이지 꼭 대학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스펙’이 좋다고 개그를 잘하는 것도 아니며, 지식이 많아야 사람들을 웃기는 것도 아니라는 게 개그우먼으로 입지를 다진 박소라 씨의 지론이다.
특히 박 씨는 특성화고 후배들에게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이나 학벌 등을 지나치게 의식하기보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찾아서 매진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특성화고 졸업, “
사회에 나와서도 전혀 문제없어”
박소라 씨는 지난 2009년 충청북도에 위치한 천안여상을 졸업했다. 박 씨는 “당시는 ‘실업계 고등학교’라고 불렸는데 요즘은 ‘특성화고’라는 네이밍으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특성화고는 다양한 전공을 선택해 빠른 시간 안에 전문가가 될 수도 있고 진로를 빨리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개그우먼이라는 확실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사회에서 말하는 소위 ‘스펙’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바깥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만을 의식하지 말고 다른 것을 할 시간에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에 투자해야 가장 행복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성화고에 대해 그는 “성적이 남들보다 못해서 진학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특성을 살려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인식이 중요할 것 같다.”며 “실제 사회생활을 해보면 학교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 특성화고에 진학했을지라도 스스로의 재능을 찾아 살찌우면서 실질적인 업무 능력을 쌓다보면 대학을 나온 사람보다 훨씬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은 국어, 영어, 수학을 남들보다 잘하기 보다 개그 센스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수 능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영어사전을 들고 씨름할 시간에 개그 아이디어를 찾아 치열한 고민을 하는 것이 코미디언의 숙명과도 같다고 한다.
박 씨는 “정보경영과를 전공했지만 예능과 예술 쪽에 관심이 많았고, 직업도 이와 관련된 일을 찾기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끼를 발산 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최고의 개그우먼이 되기 위해 매일 노력하는 박소라 씨에게 특성화고 진학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오히려 편견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누구보다 빨리 꿈을 이룰 수 있는 ‘신의 한수’가 바로 특성화고 진학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개그우먼의 꿈, 서울로 상경하다

박 씨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대학로에 있는 극단에 입단했다. 그는 “개그우먼이 되고 싶어서 극단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고, 선배들과 아이디어 기획회의를 하면서 예능감을 키웠다.”며 “입단 후 1년 여 만에 KBS 26기 공채 개그맨으로 발탁되는 행운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극단에 입단해 6~7년간 소극장에서 개그를 하면서 시험을 보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 그들에 비해 실력도 월등히 좋은 것도 아니었지만 하늘이 도와서인지 꿈에 그리던 KBS 개그맨 시험에 합격했다.”며 “데뷔를 빨리한 만큼 더 재미있는 개그를 선보이기 위해 더 노력하고 공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씨는 코미디 외에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욕심도 밝혔다. “아직 연기를 제대로 배우지 않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연기라는 장르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며 “나중에는 정극연기나 퓨전사극 등에 출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박 씨는 “데뷔 초에는 코미디언 선배들을 모두 열거할 정도로 존경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선배가 아니더라도 동료나 후배 등 모두에게 배울 점도 많아서 존경하는 분들이 더욱 많아졌다. 상대가 후배라고 해도 개그에 대한 강한 열정과 치열한 노력이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모든 동료가 ‘나의 스승’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고 싶었던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었던 게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가장 행복한 일”이라며 “개그맨은 창의적인 생각이 기본이 될 뿐만 아니라 무대에 서면 내가 제일 웃긴다 또는 오늘 꼭 관객을 웃기고야 말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객석에 앉은 사람들과의 기 싸움에서 이길 정도로 강심장이면 된다.”고 말했다.  
  
나에게 개콘이란?  “애정 애정? 애증 애증? 하죠.”


요즘 근황에 대해 박 씨는 자신이 출연하는 ‘개그콘서트’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900회를 넘기고 있는 개콘이 재정비를 위해 변화를 앞두고 있다. 초기에 비해 개콘의 시청률이 저조해 지고 각 채널마다 비슷한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기면서 좀 더 분발하기 위해서”라며 “국민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명맥을 잇고 더욱 나은 코미디를 보여드리기 위해 개그맨 선후배들이 매주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새로운 코너를 기획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KBS 공채 개그맨들에게 개콘은 친정 같은 존재다.”라며 “처음에 개콘 무대에서 연기 할 때나 지금이나 언제든 가슴이 설레고 좋다.”며 “다만 코너를 기획할 때 무대에 올라갈 수 있을지 PD들의 평가를 받아야 하고 무대에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모두 전파를 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 순간 노력해야한다고  어렵고 힘들다.”고 덧붙였다.  
장래에 코미디언이 되고 싶은 친구에게 조언해 달라고 요청하자 박 씨는 “처음에는 누구나 힘들고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우선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를 악물고 버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버티는 것은 인내와 노력을 뜻하며 꿋꿋하게 버티는 시간에 개그에 대한 열정과 공부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박 씨는 “아직 이름을 알리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며 “하지만 남동생 친구들이 제 사인을 받고 싶다고 했을 때 유명인이 됐다는 게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박 씨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연예인들은 고용이 불확실하고 인기도 꾸준히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늘 깔려있기 때문에 정말 ‘앞으로의 계획’ 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그우먼뿐만 아니라 연기자가 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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