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정말 ‘굿잡(JOB)’만 있었나

입력 2017-06-23 10:58   수정 2017-07-07 09:06




[캠퍼스 잡앤조이=이신후 인턴기자] 고용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에게 단비와 같은 취업박람회가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올렸다. ‘2017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는 22일부터 양일간 진행되며, KB국민은행이 경기도일자리재단,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한국무역협회, 동반성장위원회,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코스닥협회 등 KB굿잡 유관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우수기업 250여개사가 참여한다.

오전 10시, 킨텍스 제1전시장 2홀에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인파부터 보였다. 행사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로비에는 현장등록신청서를 작성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박람회 안내 리플렛을 받을 때도 줄을 오래 서야만 했다. 그만큼 취업박람회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었다.

행사장에 입장할 때도 일렬로 줄을 서 들어갔다. 사람이 금방 빠지긴 했지만, 입장 전부터 진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곧바로 행사장 중심에 위치한 ‘채용게시대’에 가서 모집공고를 확인했다. 250여개사가 모집하는 직무 중 가장 많이 눈에 띈 것은 제조업, IT 관련 개발자였다. 그다음으로 많은 것은 영업직이었다. 간간이 마케팅, 홍보기획 등의 직종을 볼 수 있었다.

모집부문을 확인한 뒤 사원 수를 확인해봤다. 최소 10명, 최대 100명 정도 규모의 중소기업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었다. 현장에서 대략 살펴본 결과, 사원이 1000명 이상의 규모인 곳은 ‘코웨이(5000명)’, ‘크라운제과(1560명)’가 있었다.



기업 부스를 지나쳐 현장 면접관으로 향하자 양복을 갖춰 입고 긴장한 모습의 참가자들이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독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다. 현장면접관은 KB국민은행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총 600명을 선발해 공채 시 서류전형을 면제해주는 기회를 부여한다. 금융권 취업을 희망해 박람회에 참여했다는 전다혜 씨는 “면접도 보고 또 다른 기업에서도 상담받을 겸 했는데 중소기업이 대부분이고, 원하는 직종도 없어서 면접만 보고 가려고 한다”며 실망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기업 부스에서 상담받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예비 전역장병도 전 씨와 비슷한 실망감을 보였다. A 씨는 “전역을 앞두고 취업 준비를 위해 기업 상담을 받으려 자원해서 왔는데 원하는 직무를 모집하는 곳이 없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같이 온 B 씨도 “부대에서 취업박람회 개최 소식만을 전해주고 기업명이나 모집부문을 상세히 알려주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기업 부스에 사람이 없는 반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첨삭해주는 컨설팅관, 적성검사를 할 수 있는 적성검사관, 룰렛 이벤트, 이미지 캐리커처,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이벤트관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C씨는 “학교에서 반마다 갈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어 선발되면서까지 참여하러 왔다. 전공이 전공인지라 금융권 직종을 희망 중인데, 대부분 기업이 영업직, 제조업 쪽이었다. 그나마 영업직에 관심이 있어 고졸 이상 모집한다는 기업 부스로 갔더니 ‘사회 초년생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상담받기도 전에 거절당했다”라며, 고등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고용노동부 측에서 마련한 ‘앱 다운받고 음료 받기’ 이벤트, 적성검사, 이력서 첨삭뿐이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sin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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