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시간에 수험생과 직장인이 신림 고시촌 거리를 걷고 있다
[캠퍼스 잡앤조이=이신후 인턴기자] 지난 6월 21일부터 24일까지 마지막 사법시험이 치러졌다. 이조차도 작년 1차 시험 합격자 중 2차 시험에 불합격한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험이다. 사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짐에 따라 신림동 고시촌도 덩달아 변화의 바람이 부는 중이다.
대학동 고시촌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것은 여러 법학원이었다. 노량진처럼 학원이 많지는 않았으나, 녹두거리 방향과 삼성동 시장 방향으로 걷다 보면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 학원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바로 ‘경찰 공무원’을 홍보 문구로 크게 내세웠다는 점이다.
법학원 외에도 7·9급 공무원 시험을 대비하는 수험생을 위한 학원도 들어섰다. ‘황남기스파르타 신림1관’이 대표적이다. 법문서적에서 일하는 김규택 씨는 “신림 고시촌에 5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학원밖에 없었는데, 4~5년 전 황남기 캠프가 들어서며 7·9급 공시 수험생들이 눈에 띄게 유입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사시가 폐지되며 예전에 비해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법문서적은 사법시험 전문교재 판매점이었다. 사시 폐지가 결정된 후 사장과 그의 가족들은 상심한 마음을 추스르고 법학적성시험(LEET), 감정평가사, 경찰 공무원 시험 등에 필요한 서적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사시생은 사라졌지만, 5·7·9급 공시생이 아직 남아있기에 그들에게 사활을 거는 중이다.
매물의 변화도 있다. 부동산 중개업 15년차인 이충열 천일 공인중개사는 “현재 원룸이 90%, 고시원이 10%의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신축 원룸이 많이 들어서는 중이다. 인근 직장인들이 신림으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관악구의 1인가구율은 약 44.5%, 주택점유형태 중 월세 31%로 전세를 추월한 바 있다.
또 이 씨는 “직장인만 원룸에서 사는 것이 아니다. 수험생이 환경 조성에 신경 쓰는 추세여서 원룸을 많이 택한다. 물론 가정 형편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험생들도 빨리 합격해 동네를 벗어나고 싶어 자신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는 원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독서실, 학원에서 공부하던 수험생들이 우르르 나와서 저마다 미리 식권을 끊은 고시식당으로 향했다. 주민들에 의하면 많은 고시식당이 있지만, 현재 가장 인기가 좋은 식당은 ‘애플식당’이라고 한다. 다른 식당보다 500원~1000원 정도 비쌌지만, 수험생이 많이 방문하는 이유는 경단기 수석관, 윌비스 법학원, 황남기 스파르타 등 학원이 모인 곳에 위치한 덕이 커 보였다. 기자가 타 고시식당도 방문한 결과, 학원가에서 떨어진 고시식당은 수험생보다는 인근 직장인의 방문 비율이 좀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sin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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