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주 KB국민은행 신입 행원 인터뷰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2017년 KB국민은행 신입행원 조승주 씨는 ‘스터디를 멀리한 것’을 제1의 합격 비결로 꼽았다.
스터디는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토익 만큼 필수 과정으로 꼽힌다. 특히 경제용어 등 외워야 할 게 많은 금융권 취준생은 별도로 ‘금융 스터디’를 만들어 서로를 북돋우며 함께 공부한다.
조 씨는 스터디 경험이 없다. 그럼에도 KB국민은행의 신입행원으로 뽑힌 건 조 씨만의 특별한 무기 덕이었다. 더불어 오랫동안 은행원으로 일한 어머니가 귀띔해 준 노하우도 있었다. 조 씨의 합격비결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사진=김기남 기자.
조승주
1992년생
2017년 2월 건국대 경제학(통계학 복수전공) 졸업
토익 900점대, 통계학 관련 자격증 등 보유
2016년 12월 KB국민은행 입행. 서울 신천역 지점 근무
은행원 어머니의 조언 “KB국민은행의 情을 강조하라”
KB국민은행 채용은 서류전형, 1차 실무진면접, 2차 임원면접으로 구성된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 오랫동안 은행원으로 일한 어머니가 “은행마다 업무 분위기가 다르니 이 점에 유의해 써보라”고 조언했다. 어머니가 전한 KB국민은행의 특징은 가족적, 친절함 그리고 구성원간의 융화였다.
조 씨는 좀 더 확실한 답을 얻기 위해 직접 KB국민은행의 영업점을 방문해보기로 했다. 현장에서 만난 국민은행은 어머니의 조언과 다르지 않았다. 직원들은 활기찼고 조 씨를 가족처럼 편하게 대했다. 자소서에 이 점을 200% 살린 조씨는 마침내 KB국민은행 서류전형에 합격했다.
서류결과 발표 후, 주변의 다른 합격자들은 대부분 스터디를 꾸리기 시작했다. ‘서로 도와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조 씨는 혼자 준비하기로 했다. 스터디에서 만드는 ‘획일화된 답’을 최대한 지양하기 위해서였다. 대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면접을 대비해 자기소개서도 수시로 다시 봤다. 특히 ‘내가 면접관이라면 어떤 것을 질문할지’에 집중해 달달 외우다시피 준비했다.
사진=김기남 기자
서류전형 다음은 필기시험이었다. 필기시험은 인적성검사와 논술시험으로 이뤄진다. 인적성검사는 일반 기업의 시험과 비슷한 유형으로 출제된다. 논술은 금융지식을 비롯해 국사, 미술 등 전반적인 상식이 모두 시험 범위다. 예를 들어 ‘미국의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같은 식이다.
조씨는 논술 시험 합격팁으로 “‘KB지식비타민’ 웹페이지를 매일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KB지식 비타민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금융관련 칼럼이나 뉴스기사를 수시로 게재하는 페이지다. 논술문제는 대부분 이 안에서 출제된다는 게 조씨의 조언이다. 직접 예상문제를 뽑아 답을 달아보기도 했다.
“지식비타민에 있는 키워드를 글에 적절히 녹였어요. 또 글을 쓸 때는 문맥의 흐름에 맞게 쓰는 게 좋아요. 보기 좋은 글씨는 기본이고요.”
‘꼭 신문을 읽으라’고도 추천했다. 단 경제면만 보지 말고 사회 전반뉴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험에서도 깊게 보다는 ‘얕지만 넓게’ 물었기 때문이다.
사진=김기남 기자
떨지 않고 잘 웃기만 해도 ‘절반’은 합격
1차면접은 실무면접, 2차는 임원면접이다. 가장 어려운 전형은 1차면접이었다. 면접 전, 조 씨는 ‘떨지만 말자’고 되뇌었고 현장에서도 ‘부모님 친구와 이야기한다’고 끊임없이 최면을 걸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답하기 위해 노력했다. 면접장으로 가는 동안 만나는 모든 직원에게도 인사했다. 합격 후, 스치듯 인사했던 선배들이 조 씨를 기억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1차면접 전, 5명이 한 조가 돼 임의로 방에 배정되는데 방에 따라 세일즈 면접, 토론 면접이 주어지며 두 면접을 모두 치러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각 면접의 주제 역시 방마다 다르다. 토론 면접의 경우 한 방은 찬성과 반대를 정해준 반면 다른 방은 자유롭게 지정하도록 했다는 게 조 씨의 설명이다. 세일즈면접도 마찬가지다. 조 씨는 방 안에 있는 것을 아무거나 정해 판매해야 했는데 동기들의 전언에 따르면 물건을 지정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조 씨는 KB국민은행의 면접에 대해 ‘정답이 없는 질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자기소개서에 ‘요리를 잘 한다’고 적었는데 여기에 면접관은 ‘어떤 요리를 좋아하는지’ ‘누구에게 해주고 싶은지’ 등 부드러운 질문을 주로 던졌다. 이에 대해 조 씨는 “객관적 정답보다는 답변하는 감각과 순발력을 평가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진=김기남 기자
1분 자기소개도 그야말로 ‘복불복’이다. 조 씨의 방에서는 과제로 주어졌다. 다행히 조 씨는 미리 문장을 준비해 부모님과 친구들 앞에서 달달 외웠다. 이때 무조건 ‘짧고 명료하게’라는 전략을 세웠다. 전체 문장은 “KB국민은행의 인재상에 나의 OO한 면이 가장 부합하고, 이 점을 살려 입행 후 OO하겠다”라는 큰 줄기로 구성했다.
‘국민은행이라고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라는 질문에는 ‘우산’이라고 답했다. 대중적이고 친근한 이미지 외에도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자산규모가 크기 때문에 많은 고객의 자산을 지켜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2차 면접은 임원면접이었다. 조 씨는 합격비결로 “떨지 않고 항상 웃으면서 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너무 긴장된 나머지 다리를 떠는 지원자도 있다고 조씨는 설명했다.
사진=김기남 기자
남의 자기소개서는 절대 보지 마라
현재 조 씨는 개인종합창구에서 상품판매와 출납을 전담하고 있다. 벌써 입행 8개월차. 조씨는 “실제 업무에 전공지식이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고 말했다. 동기의 전공이 이공계, 어문계 등 다양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는 것이다. 다만 은행원 선배가 이야기하던 “‘4시 영업 끝, 업무시작’이라는 말의 의미는 확실히 절감하고 있다”며 웃었다.
벌써 행원으로서의 보람도 느끼고 있다. 초반에 업무를 몰라 여기저기에 도움을 요청해 간신히 응대한 고객이 있었는데 얼마 뒤, 이 고객이 고맙다며 책을 선물해온 것이다.
조 씨는 ‘남의 자소서를 절대 보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취준생들 대부분 주변에 봉사이력이 많거나 영어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좌절하는데 이미 가지고 있는 이력만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김기남 기자
“자소서에 대학 2학년 때 미국과 캐나다로 배낭여행을 떠난 경험을 적었는데 면접 때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당시 친구들은 취업을 위해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갔기 때문에 제 경험이 취업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꼭 공부나 취업관련 경험이 아니어도 어떻게 녹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조 씨는 몇 주간 기차로 이동하며 만난 외국인 친구들과의 에피소드를 녹였다. 취업준비 전, 꾸준히 학원을 다니면서 토익성적을 900점대까지 올려놓고 집중반을 들어 토익스피킹도 일정 수준의 성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영어회화 실력은 부족했다. 그러나 먼저 다가가 친근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이때 쌓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입행 후 고객과 응대할 때 활용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
자신의 성향과 맞는 은행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은행별 특징은 인재상이나 선배에게서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조 씨는 “은행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지 말고 나에게 가장 적합한 은행을 찾되 가진 경험 중 해당 은행에 가장 알맞은 경험을 연결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 연혁이나 역사는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 대부분 은행이 합병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게 조씨의 조언이다. 조 씨는 “해당 은행의 업계 위치 및 자산규모 등은 확실히 공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행 후 최종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씨는 “처음에는 영업점으로 배치되지만 나중에는 본사의 다양한 부서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확실한 목표를 세워두고 면접 때 어필하라”고 말했다.
사진=김기남 기자
tuxi0123@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