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은행권 취업준비생에게 NH농협은행은 ‘안정성’으로 대표된다. 농협은행은 2011년 신용과 경제사업 부문 분리(신경분리)를 통해 탄생한 NH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다. 그러나 과거부터 농민을 위한 정책사업을 수행했던 준공공기관의 성격이 강해 부침이 크지 않고 경제기관장도 다수 배출하고 있다.
장혜수 씨는 2015년 12월 농협은행 신입 행원으로 입사했다. 인기 직장인만큼 치열한 경쟁률을 뚫은 비결로 ‘농협은행의 특성을 확실히 파악한 것’을 꼽았다.
장 씨가 농협은행 입사를 준비하면서 늘 가슴에 담아뒀던 문장이 있다. ‘농협은 농업협동조합으로 시작해 과거 우리나라의 성장발판이 된 농업을 발전시키는 데 주축이 돼 왔다’는 것. 이러한 농협은행만의 특성과 관련 사례를 경험과 잘 섞으려고 노력했다. 또 최근 은행업계의 중요한 축인 IT금융분야도 공부해둬야 한다는 장 씨의 조언이다.
장혜수
1990년생
2016년 2월 연세대 경제학 졸업
2015년 12월 NH농협은행 입사
토익 940점, 토익스피킹 7급
매일 아침 읽은 경제신문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농협은행 자소서 문항은 단답형 5개와 서술형 5개로 나뉜다. 자기소개서 작성 전, 장혜수 씨는 ‘쉽게 쓰자’는 원칙을 세웠다. 가장 먼저 출제의도를 파악하고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 일례로 단답형 중 ‘본인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3가지’라는 질문에는 앞에 수식어를 붙여 ‘OO하는 OO’라는 식으로 압축해 표현했다.
서술형 문항은 주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소제목을 적절히 활용했다. 심사위원이 소제목만 보고도 쉽고 확실히 뒤의 내용을 짐작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원래 글 쓰는 재주가 없고 글이 금방 장황해져요. 그래서 아예 처음에는 길게 늘여 쓴 다음 문장을 재배치하면서 조금씩 줄여가는 방법을 택했죠. 자신 있게 됐을 때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서 마지막 퇴고를 거쳤고요.”
형식만큼 중요한 게 내용. 장 씨는 금융학회와 멘토링 경험을 큰 두 축으로 활용했다. 대학 재학시절 두 곳의 금융학회에서 꾸준히 활동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특히 은행은 현장감 있고 민첩한 사람을 원할 것 같다는 생각에, 팀장으로서 큰 역할을 맡았고 문제상황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녹였다.
방과후 교실 멘토링 경험은 농협은행의 사회공헌 활동과 연결했다. 농협은행은 ‘행복체험 금융교실’이라는 금융지식 멘토링을 활동을 하고 있다. 장 씨는 역시 방과후 선생님으로서 쌓은 교육 경험이 농협은행의 기본 금융업무 뿐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차별화했다.
농협은행은 평가 비중이 크지 않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취업준비생으로서 영어성적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장 씨는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학원을 택했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 미국드라마나 영화로 관심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다.
다음 순서는 필기시험이다. 필기시험은 인적성검사과 논술로 나뉜다. 인적성검사는 다른 기업과 형태가 유사하기 때문에 논술시험이 더욱 경쟁력 있을 것이라는 게 장 씨의 판단이었다. 논술은 농협은행 공통문제와 경제관련 문제가 각 하나씩 출제된다. 이중 경제문제에서는 기술금융의 정의, 특징 및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물었다. 장 씨는 논술의 핵심으로 ‘틀’을 꼽았다.
“평소 컴퓨터로 쉽게 쓰고 지우는데 길들여 있다 보니 짧은 시간 동안 한 번에 생각을 풀어내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특히 시험답안은 펜으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지우기도 힘들죠. 그래서 평소에 중요한 주제는 미리 윤곽을 잡아뒀습니다.”
틀을 잡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경제신문 구독이었다. 장 씨는 취업을 준비하는 1년여 동안 매일 아침 한국경제신문을 한 시간 반 동안 읽었다. 이중 겹치는 주제는 중요한 이슈라 판단해 관련 사설 등 다양한 글을 참고하면서 생각을 정리해갔다.
면접을 앞두고는 취업 커뮤니티를 통해 스터디를 결성했다. 스터디원과 함께 농협 관련 뉴스를 찾아서 공유하고 여기에 관련 경험을 녹이는 연습도 했다.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모의면접을 통해 서로 질문도 해줬다.
농업분야의 올해 최대 이슈부터 파악하라
농협은행의 면접은 롤플레잉, 토의면접, 심층면접까지 총 세 개다. 롤플레잉은 15분 동안 특정타깃의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시험이다. 타깃 고객은 필기시험 합격 후 미리 알려준다. 장 씨는 ‘20대 여성 직장인’이라는 주제를 받았고 직접 영업점에 찾아가 직원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취업준비생’이라고 신분을 밝힌 뒤 알맞은 상품을 추천 받고 돌아와서는 브로슈어에 밑줄을 쳐 가며 공부했다. 장 씨가 가장 주력한 것은 ‘해당 고객층에게 가장 적합한 이유를 찾아 설득하는 것’이었다.
“무조건 어려운 상품을 선택하는 지원자도 있는데 대중적이더라도 설명하기 편한 상품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면접장에 들어가면 많이 떨리는데 상품마저 어렵다면 통째로 망쳐버릴 수 있거든요. 긴장하면 말이 빨라지기 때문에 시간이 남는데다 외운 티도 나죠.”
토의면접은 6명이 한 조로 두 조가 한 방에서 함께 치르게 된다. 면접장에서 특정 주제를 받고 조금의 생각할 시간을 가진 뒤 서로 의견을 나누는 형식이다. 면접 전, 조원 안에서 사회자와 서기도 직접 정해야 한다. 면접은 온전히 지원자끼리 이끌어나가며 면접관은 일절 개입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한다.
“찬반이 없는 토의형식이다 보니 서로의 말만하다보면 중구난방이 돼요. 최대한 흐름에 맞고 논지에 벗어나지 않게 이야기하는 게 중요합니다. 사회자의 역할도 크죠. 시간을 적절히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다대다 방식의 심층면접은 장 씨가 꼽은 가장 어려운 전형이기도 하다. 면접장 분위기가 엄숙한 데다 마지막 기회라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기 때문이다. 1분 자기소개와 함께 인성 문답으로 구성된다. 특히 구조화면접으로 깊이 있게 질문이 이어지기 때문에 자소서에 거짓말을 적는 것은 금물이라는 게 장 씨의 설명이다.
“‘입행 후 업무 끝나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고 농협은행의 ‘행복채움 금융교실’에 참여하고 싶다고 답했어요.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 싶었거든요.”
시중은행 중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NH농협은행의 입사 팁으로 장 씨는 은행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비전으로 삼을 만큼 농촌업계가 성장세에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유념해 두는 게 좋아요. 저도 입사 해에 중요하게 떠오르는 농가나 농협관련 이슈를 열심히 공부했거든요. 다만 알기만 해서는 안 되고 자소서나 면접 때 적절히 녹이는 게 중요합니다.”
현재 장 씨는 서울 청량리지점 예금계에서 e뱅킹을 담당하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바쁘다”는 게 장 씨의 첫 업무소감이다. 특히 지역 특성상 중장년층 고객이 많아서 상품을 쉽게 설명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e뱅킹 담당자임에도 처음에는 스마트뱅킹이나 올원뱅크를 홍보하는 게 어려웠어요. 올해부터는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추진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우려와 달리 많은 고객이 친절하게 알려줘서 고맙다고 긍정적으로 봐주셨고 보람도 많이 느꼈습니다.”
덕분에 올 초 장 씨는 e뱅킹 부문 강북 우수직원 순위에도 올랐다. 입사 1년 반만의 쾌거다. “은행은 개인사업자 등 워낙 다양한 손님을 만나기 때문에 매일이 힘들면서도 즐겁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특정 분야의 금융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tuxi0123@hankyung.com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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