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송명석 대학생기자] 정치에 관심 갖는 청년들이 늘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 정책을 제안해야하는지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사단법인 생활정책연구원에서는대학생이 정책을 제안하고 그것을 제도권에 전달하는 ‘마이폴(mypol : my + politics)’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마이폴 프로그램은 어떤 정치활동을 하며,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마이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생활정책연구원의 황인국(55) 공동대표와 회원으로 활동 중인 국가현(21·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씨를 만났다.
- 마이폴 프로그램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황인국(이하 황)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여러 고충을 정치권에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내 삶을 바꾸는 깨알정책>을 캐치프레이즈로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모임을 통해 공론화가 필요한 문제, 개선이 필요한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합의된 개선안을 국회, 시의회 등에 제출한다. 청년들이 스스로 바꾼 세상을 체감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 황인국 생활정책연구원 공동대표
- 제시된 아이디어 중 참신하다고 느낀 것이 있다면.
황 자가용 비상탈출망치 법제화 제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현재 버스에나 지하철에는 비상시 창문을 깨고 나갈 수 있는 망치가 구비되어 있지만, 자가용에는 없다. 민간자동차업계에서 자가용을 출고할 때, 비상탈출망치를 의무적으로 구비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안전에 깊이 관심을 기울이고, 오랜 고민을 거쳐야 떠오를 수 있는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 제안한 정책 중 정부에서 받아들인 사례가 있는지.
황 대선 기간, 마이폴 회원들이 정부 지정 공인인증서를 폐지하자는 정책안을 만든 적이 있다. 이 제안을 당시 선거 운동 중이던 5개 정당에 전달했는데,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공약집에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 마이폴 3기 단체활동사진
- 마이폴 회원들이 다른 정치 활동에 진출한 사례가 있나.
황 3기 학생 중 한명이 한미의회청소년교류사업에 선발돼 미국에 다녀왔다. 미 하원의원 제럴드 코놀리(Gerald Connolly)를 포함한 주요명사들과 북한인권, 한미문화적차이, 동북아역학관계 등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귀국했다. 활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뿌듯했다.
- 마이폴을 통해 정치에 입문하려는 대학생을 위한 한마디
황 ‘정치’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대학생이 많으니 말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일상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찾아오라는 거다. 내 주변의 문제에 관심있는 대학생이 모여 토론하다 보면, 그 ‘불편함’을 공론화할 수 있고, 대안을 찾을 수도 있다. 물론 한 번에 다 해결할 수는 없지만, 많이 모이고 대화할수록 더 많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왼쪽부터) 국가현 씨와 황인국 생활정책연구원 공동대표
- 어떻게 마이폴을 알게 되었고, 왜 참여하게 되었나.
국가현(이하 국) 마이폴에서 청소년 요금 할인 정책을 추진한다는 게시물을 SNS에서 접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대중교통 요금이 높다고 불평만 해왔는데, 마이폴 회원은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나도 내 목소리를 사회에 직접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다.
- 가장 기억나는 활동은?
국 비 오는 날, 일회용 우산의 비닐 쓰레기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는 걸 보고 자원 낭비와 환경 파괴가 너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의 비닐이 버려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원순환연대라는 시민단체와 협력해 자료를 만들었다.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그 양이 엄청나 놀랐다.
- 3기 활동을 하고, 4기까지 활동을 연장한다고 들었다. 활동 연장 이유는?
국 3기 활동을 지원할 때부터 장기적으로 활동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우리의 아이디어가 제도권에 전달되고 소통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니 이곳에서의 활동에 더욱 확신이 생겼다. 4기 활동부터는 회장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더 큰 책임을 갖고 회원들을 잘 이끌어 나가겠다.
- 어떤 대학생들에게 마이폴 활동을 추천하고 싶나.
국 정치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우리가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리면,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청년은 점점 더 소외될 것이다. 정치권을 바라보는 눈이 많을수록, 전달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제도권 정치는 청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우리의 눈치를 보게끔 해야 한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청년의 삶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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