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사담당자 “서류 합격자 2배 확대… 스펙태클전형으로 100명 뽑는다”

입력 2017-09-01 14:02   수정 2017-09-05 09:17


김성봉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인재확보위원회 책임

“서류 합격자 2배 확대… 스펙태클전형으로 100명 뽑는다”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롯데그룹이 2017년 하반기 신입 채용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능력 중심 채용’을 큰 축으로 서류 합격자를 늘리고 직무적합도검사(L-TAB)의 비중도 확대한다. 엘탭 결과는 기존 면접 피드백과 같이 응시자에게 이메일로 발송한다. 백화점 등 일부 계열사는 모집 직무를 기존보다 잘게 쪼개 지원자가 적성과 직무를 쉽게 연결하도록 했다. 

롯데그룹은 9월 1일 하반기 신입공채 서류접수에 돌입했다. 서류 접수기간은 이달 14일까지다. 식품, 유통 등 45개사는 이번 하반기에 신입 900명, 동계인턴 300명, 스펙태클전형 100명 총 1300명을 뽑는다. 공고 오픈 하루 전인 8월 3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그룹 본사에서 김성봉 롯데그룹 채용담당자를 만났다.

- 9월 1일 ‘잡카페’를 앞두고 있다. 잡카페는 어떻게 진행되나.

“서울 건국대 스타시티 크리스피 도넛 매장에서 연다. 한 회당 총 15~20명의 인사담당자가 직접 참여한다. 각 계열사 인사담당자가 지원자격이나 인원수 제한은 없다. 단 운영상의 편의를 위해 사전접수를 받았는데 1000명이 신청했다. 8일에 서울과 부산에서 한 번 더 행사를 여니 그때도 많이 와 달라.”

- 채용설명회에서 만난 구직자 중 기억에 남는 경우도 있나.

“물론이다. 한 공대 여학생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 조언해줄 게 없을 만큼 많은 준비를 하고 왔더라. 면접 때 만났는데 바로 기억났고 최종합격해 지금 회사도 잘 다니고 있다.”




- 채용설명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노하우가 있을까.

“일단 자기소개서를 첨삭 받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자소서는 자기 이야기를 적는 공간인데 여러 조언이 개입되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 또한 자소서는 면접용으로 써야 한다. 면접 때 자소서를 기반으로 질문하기 때문에 면접관에게 질문거리를 직접 던져줘야 한다. 그런데 자소서를 대필이나 첨삭 등으로 계속 손을 댔다가는 정작 면접 때 제대로 답하지 못할 수 있다.”

 

- 오프라인 L-TAB은 처음인데 어떻게 진행되나. 

“10월 21일 오후에 서울 6개, 부산 1개 등 전국 7개 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한다. 조직적합검사와 직무적합검사로 나뉜다. 기존 인성검사와 적성검사와 유사하지만 두 용어를 쓰지 않는 것은 지원자의 인성이나 적성이 아닌 롯데그룹과 직무와의 연관성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조직적합검사와 직무적합검사를 각 40분, 125분씩 실시한다. 직무적합검사는 다시 언어이해(25분), 문제해결(30분), 자료해석(35분), 언어논리(영업·관리직무) 또는 수리공간(기술직무)(35분)으로 나뉜다. 

- L-TAB 평가비중을 확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서류전형 후 바로 면접이라 서류에서 많은 인원을 탈락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L-TAB을 분리하면서 서류 합격인원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 L-TAB 즉, 직무적성검사는 소위 ‘아이큐테스트’라고도 할 수 있다. L-TAB이 직무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까. 

“L-TAB이 취업고시가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우리나라는 주로 대규모 신입 공채를 진행하기 때문에 당장의 역량 보다는 잠재력을 본다. 직무적성검사는 그런 면에서 유의미하다. 가장 좋은 건 모든 지원자와 일 년 간 일해보고 선발하는 것이지만 불가능하니까. 채용도구에 대한 고민은 계속할 것이다. 




- 롯데그룹의 블라인드 채용은 무엇이 있나.

“몇 년 전부터 ‘스펙다이어트’를 실시해왔다. 사진은 물론 직무와 상관없는 사회경험과 자격증 기업란을 삭제했다. 단 직무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해외영업같은 직군은 외국어 성적을 본다. 이때 가진 역량은 다 적어달라. 스스로 부족하다고 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필요 없다. 지금까지 준비한 것은 최대한 어필하라.”

- 스펙태클전형은 올해도 유지되나.

“그렇다. 이번 하반기에 약 100명을 이 전형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지원단계에서부터 지원자의 이름과 연락처 그리고 제시하는 주제에 대한 과제만 받는다. 2차 전형도 실습이나 PT 등 직무중심면접이다. 간혹 과제에 학교 등 스펙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올해는 그런 것도 피해달라고 명시할 예정이다.”

- 롯데는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전형별 점수를 알려준다. 

“이번에 L-TAB을 분리하면서 과목별 점수를 세분화 해 공지할 계획이다. 면접 결과 역시 기존처럼 항목별 지원자 평균 대비 지원자의 점수를 나눠 알려줄 예정이다.”

- 전형별 합격인원이 궁금하다.

“그룹 평균으로 서류전형에서 10~12배수, L-TAB에서 최종합격자의 5배수가 합격한다. 계산해 보면, L-TAB 경쟁률은 2~2.5대 1이다. 직무별로 차이는 있다. 경쟁률도 많이 궁금해하는데 지난해 하반기 그룹 평균 경쟁률은 70대 1이었다. 이중 롯네시네마가 약 400대 1로 가장 높았다.”

- 롯데는 인턴도 여름과 겨울에 꾸준히 뽑는다. 전환율은 어느 정도인가.

“그룹 평균 70%를 기준으로 잡았다. 계열사마다 약간씩은 차이가 있다.” 

- 면접전형은 어떤 게 있나. 

“가장 비중이 큰 게 역량구조화면접이다. 계열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균 전체 면접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과거 경험과 극복방안을 묻고 이를 토대로 입사 후 지원자의 역량을 추론하는 면접이다. 가급적 명확하고 간결하게 답하라. 문답이 이어져야 하는데 한 가지 질문에 장황하게 답하면 지원자의 진짜 역량을 파악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동아리 총무였는데 직원간 단합이 안 돼 어려웠다’면 여기에서 끝내야 다음 질문을 던질 수 있는데 스스로 결론까지 내버리면 안 된다. 

GD(그룹 디스커션)면접과 PT면접은 계열사별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GD면접은 찬반이 아닌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도출하는 시험이다. 롯데건설을 예로 들면 ‘경제가 장기 침체국면으로 가고 있는데 이런 환경에서의 국내 건설시장 동향과 미래 대응방안을 논하라’는 식이다. 아주 획기적인 정답 대신 가진 지식과 정보를 대화의 흐름에 맞게 잘 풀어야 한다. 계열사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하고 그 산업군의 최근 트렌드와 경제 시장상황을 평소에 습관화하자. 또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자. 그렇다고 표정이나 제스처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지원자의 발언을 보면 얼마나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 신입사원 평균 나이도 궁금하다. 

“남성 28~29세, 여성은 25세~26세다. 롯데는 학력제한이 없기 때문에 대학 졸업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 가능하다. 그래서 평균 연령이 조금 낮을 수도 있다. 단 대학 졸업 전 입사하게 된다면 학력은 고졸로 인정된다.”

- 요즘 대기업들이 학점을 전체평점 대신 전공위주로 세분화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롯데는 아직 그럴 계획은 없다. 대학생들이 학교에서부터 너무 취업에 매몰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학점 대신 직접적인 직무역량을 검증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 롯데그룹 신입사원의 공통점을 꼽는다면. 

“서로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 소통능력과 팀워크가 뛰어나다.”

tuxi0123@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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