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마지막 질문은 황금 기회”…글로벌 기업의 20년 인사담당자 출신 박기찬 씨

입력 2017-09-04 18:39   수정 2017-09-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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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번째 이력서를 낸 날' 공동저자 박기찬 씨 인터뷰

20년 간 글로벌 기업서 인사관리자 근무 경험 

취준생들을 위한 조언서 ‘126번째 이력서를 낸 날’ 공동 집필

자소서 내용 똑같이 쓰지마라, '기업 추구 가치' 내재돼야





“마지막으로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은 무엇인가?”

보통 면접관들이 면접장에서 구직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던지는 단골질문이다. 마지막 질문이라고 해서 긴장의 끈을 놓아버리는 취업준비생들이 많지만 인사전문가들은 이 순간이 합격의 당락을 가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126번째 이력서를 낸 날’의 공동저자 박기찬 씨는 실제로 면접관일 때 마지막 질문의 답변을 듣고 지원자에 대한 시각이 크게 달라진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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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원자가 면접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해 합격선상에서 멀어졌어요. 그런데 ‘회사에 대해 궁금한 것이 무엇이냐’는 마지막 질문에 대한 지원자의 답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쳤죠.”

그 지원자는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서 한발 더 나아가 ‘회사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이를테면 “영업분야를 지원하려면 사회성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 외에도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이냐”는 식의 적극적인 질문을 던진 것이다.

“자기가 지원한 분야가 무슨 일을 하는 지 제대로 모르거나 연봉에만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해요. 가장 황당하게 했던 지원자는 면접관들에게 ‘현재 기업에 대해 만족하느냐’고 질문한 경우에요.”

면접은 자기소개서에 대한 검증을 바탕으로 면접관의 자율적인 질문이 더해진다. 이 때 실무자 또는 임원진들은 지원자가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과 부합하는지, 직무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인성과 태도를 지녔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취준생들, 젊음의 패기만 내세우지 마라…“직무에 대한 자신의 강점 어필해야”



박기찬 씨는 지난 8월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책(126번째 이력서를 낸 날)을 펴냈다. 그는 면접장에서 ‘뭐든 할 수 있다’, ‘열정이 충만하다’ 등 자신감만 드러내서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인사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이 어떤 시각을 갖고 인재를 뽑는 지를 책에서 설명했다. 

박 씨는 20년간 글로벌 기업 내 인사팀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HR K&I의 대표 컨설턴트로 기업 인사관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HR K&I는 인사관리(HRM, HRD), 리더십 등 경영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교육 및 컨설팅 기관이다. 

“삼성, 현대, SK에서부터 동부화재까지 리더십, 인사직무에 대한 강의를 40회나 진행했어요. 최근 기업 내에서는 인사팀뿐만 아니라 특정 부서 내 팀장들에게도 인사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인사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그가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과 만나면서 파악한 채용 트렌드는 ‘경력중심’(1~3년)이라고 했다. 최근 ‘블라인드 채용’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경력자를 선호하는 것은 ‘직무’에 대한 경험을 중요하게 보는 것이며 신입 채용에서도 같은 관점으로 적용된다고 했다. 

“경력 중심이라고 해서 취업준비생이 불리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력’이란 직무에 대한 전문지식과 일에 대한 경험을 뜻하죠. 직무와 관련한 전문 용어를 배울 수 있는 이론적인 공부가 바탕이 돼야 합니다. 나아가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관심 직무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기록한다면 자신만의 경력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무를 희망한다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 고객의 구매행동을 관찰하고 판매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이다. 나아가 사장이나 관리자에게 특정 제품의 구매율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해볼 수 있다. 인사 직무를 희망한다면 아르바이트를 경험할 때 해당 직무에 적합한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채용 프로세스를 구상해보고 기록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 ‘기업의 관점’이 없다…‘성장과정’·‘장·단점’ 내용 대동소이



박 씨에 따르면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주 범하는 실수는 각 항목마다 자기중심적으로 작성한다는 점이다. 인사담당자들은 자소서 항목을 통해 기업이 요구하는 ‘핵심가치’가 잘 나타나 있는지 평가한다.

“같은 자소서 내용으로 여러 기업에 지원하다보니 자소서 항목별로 기입한 내용이 대동소이한 경우가 많아요. 기업들이 자기소개서 항목을 구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부분은 기업의 바라는 핵심가치가 지원자의 어떤 성향과 관련이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죠.”

그는 인사직무를 예로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을 설명했다. 우선 ‘성장과정’에서는 조직문화의 근간이 되는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한다. 지원자가 조직내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등 직무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사례가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장·단점을 기입하는 항목에서는 개인이 생각하는 장·단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장·단점이어야 한다.

박기찬 컨설턴트가 말하는 취업 시장 트렌드와 대응 전략

- 사치로 여겨지는 신입사원 채용, ‘경력자’ 선호

기업들의 경력자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경력자를 채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박 씨에 따르면 신입사원이 2~3개월 만에 회사를 나가면 기업측면에서는 관리자의 시간비용까지 포함하면 신입사원 초봉의 3배를 손해 보게 된다고 한다. 

 

- 신입이 경력자를 이기려면…‘직무’로 파고들어라

최근 신입사원 채용 트렌드가 ‘직무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직무에 대한 경험이 있는 경력자 선호 현상과 같은 맥락이다. 신입을 채용하더라도 직무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얼마나 높은 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이를 토대로 신입의 경쟁자는 같은 취업준비생이 아닌 ‘경력자’임을 강조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관심 직무에 대한 관점과 경험이 있다면 나만의 경력으로 만들 수 있다.

- 선택권은 기업에게…“기업관점에서 바라봐야”

취업준비생들은 기업의 입장이나 관점보다 자신의 입장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 ‘하나만 걸려들어라’는 심정으로 모든 기업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한다.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목표로 잡은 기업이 어떤 인재를 어떻게 선발하는 지 기업의 입장과 관점을 고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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