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강민정 대학생 기자] 블로그(blog)는 웹(web)과 로그(log)의 합성어다. 개인이 가진 생각이나 느낌, 알리고 싶은 정보들을 웹에 적어 올려서 다른 사람들도 읽을 수 있게 해놓은 공간이다.
블로그는 정의만 보면 개인적인 성격이지만, 요즈음은 다르다. 많은 사람이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찾는 만큼 대형 미디어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8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독하는 파워블로거 김동현 씨도 그중 한명이다.
-운영하는 블로그 ‘김반장의 이중생활’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공간이다. 지금은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가 블로그에서 주를 이루고 있다. 취업, 결혼, 출산, 육아 등 처한 현실이 바뀜에 따라 내용에 달라졌다. 자연스럽게 진로에 대한 고민, 결혼생활, 아이를 낳고 키워나가는 시간, 가족과 함께하는 길고 짧은 여행등이 기록돼 있다.지금은 일상의 소소한 기록을 남긴다.”
-어떻게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는가?
“취업 준비생이었을 때부터 시작했다. 한참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스펙이란 걸 쌓아가고 있을 때였다. 처한 상황이 그런지라 어쩔 수 없었지만, 일상이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각박해져 간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도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 남기고 싶은 기록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나고 나면 쉽게 잊혀버리는 그런 느낌들을 블로그에 남겨보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환기의 시간이었고 한편으론 일종의 일탈행위였던 것도 같다.”
-파워블로거로 뽑힐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취업 후 결혼을 하고 전셋집을 직접 인테리어했다. 그 과정을 블로그와 관련 카페에 남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웃이 늘고 포털사이트의 메인에 뜨는 일이 반복되었다. 내가 파워블로거가 되었던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셀프인테리어, 전셋집 인테리어가 대중화되지 않았던 탓에 꽤 주목을 받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기보다 성실하게 작성한 포스팅으로 꾸준히 이웃과 소통한 덕이라 생각한다. ”
-본인만의 블로그 운영 신조가 있다면 무엇인가?
“‘나 역시 다른 블로거들로부터 여러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블로그가 되자는 바람이 있다. 그것이 인테리어나 여행에서의 정보가 되었든, 한 번 풋 하고 웃고 갈 여유가 되었든 간에 말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어떤 점이 좋은가?
“블로그의 가장 큰 장점은 기록과 소통, 그리고 기회라고 생각한다. 기록들이 일관성을 갖게 되고 누군가에게 유익한 가치로 쌓이면 같은 관심사를 갖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소통의 창이 넓어진다.
자연스럽게 블로그가 알려지게 되고 책을 쓰거나 매체에 노출될 기회도 생긴다. 때에 따라서는 방송에 출연해 더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등의 기회를 얻게 된다. 많은 사람이 귀 기울여주고 있다는 잠재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는가?
“한때 포스팅이 너무 뜸하다고 생각될 땐 신경이 쓰이곤 했다. 여유를 갖고 즐기기 위해 운영하던 블로그가 어느 순간 의무처럼 되어버리는 느낌이 들어 포스팅 올리는 일에 기간을 좀 두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가끔은 너무 많은 사람이 보고 있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올리는 사진 한 장,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거북할 수도 있으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개인적인 사생활을 노출하는 것에도 조심하게 된다. 예전에는 일상을 기록하는 의미로 즐겁게 찍어 올렸던 가족의 모습을 올리는 것도 조심스러워졌다.”
-2005년부터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벌써 12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블로그를 운영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굳이 원동력을 찾자면 끊임없이 호기심과 관심사가 있어서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공유하고 공감해주는 이웃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머리와 눈과 손이 건강하다면 아마 10년이 아니라 앞으로도 30년은 더 할 것이다. (웃음)”
-블로그 서비스가14년째가 되는 지금도 블로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동안 절대적이라고 생각할 만큼의 인기를 끌었던 많은 플랫폼이 나타났고 성장했다가 사라져 갔다. 대표적으로 '아이러브스쿨'과 '싸이월드'가 있다. 지금은 '인스타그램'이 꽤 유명하다. 블로그가 중심축에서 오랫동안 밀려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개인의 블로거가 생산해내는 양질의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작성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포스트로 블로그가 유지된다고 본다. 영원한 승자는 없듯이 블로그 또한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겠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반장처럼 영향력 있는 블로거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블로그를 시작하던 2005년 당시, 순수했던 시절이었다. 파워블로거라는 제도도 없었고 영향력 있는 블로거가 될 거라는 생각도 없었다. 그런 기대도,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저 기록을 남기는 일이 즐겁고 이웃과 소통하는 것들이 즐거워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했다. 그 시간이 어느새 10년이 넘었다. 오래 블로그를 하려면 좋은 포스트를 꾸준히 작성하고 이웃들과 교류하는 것을 즐기는 것 말고는 다른 왕도는 없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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