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스타트업 탐방] 이광헌 레츠코리안 대표(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 09학번)
이광헌
1986년생
2017년 2월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 졸업
2016년 11월 법인 설립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레츠코리안은 온라인 한국어 교육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외국인 학생은 이 앱을 통해 한국인 선생님과 시공간의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지난 2월 레츠코리안은 중국 최대 오프라인 한국어 교육업체 한통한국어, 후지앙과 계약을 맺고 이 학원들의 온라인 교육을 전담키로 했다. 이번 계약을 통한 예상 매출은 연 120억 원에 달한다. 난징의 다른 업체와도 계약을 앞두고 있고 연말에는 베트남 하노이에도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올해 31세인 이광헌 대표는 회사 설립 만 1년도 안 돼 벌써 굵직한 계약을 여럿 성사시켰다. 현재까지 누적 매출액도 1억 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성공 비결로 ‘절실함’을 꼽았다.
알바로 모은 500만원으로 한국어 교육앱 사업
창업을 시작하기까지 그의 학창시절은 파란만장했다. 모 대학 전기과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안 맞아 힘들어한 그는 군 제대 후 수능을 다시 보고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신입생이 됐다.
대학 2학년이 되던 해에는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했지만 번번이 2차 시험에서 막혔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어느 순간 취업 준비생이 돼 버린 그의 앞에는 내리막길뿐이었다. 수험생이었던 그에게는 인턴 경험도, 하다못해 이력서를 쓰는 노하우도 없었다. 그러다 문득 무에서 유를 창조해 경제적 가치까지 만들어내는 ‘사업’이라는 또 다른 일자리가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다. 평소에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적극적인 성격인 그는 이듬해인 2016년 3월, 교내 창업 동아리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창업가의 길로 뛰어 들었다.
창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시작했다. 택배부터 백화점 알바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500만원을 모았다. 다음은 창업 아이템을 찾는 일.
“교내 유학생 대상 한국어 교육 봉사를 하면서 이들이 수업에 잘 적응을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한국어를 제대로 가르쳐주는 학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도요. 수도권 오프라인 학원이 채팅 방식으로 온라인 교육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프라인 교재나 커리큘럼을 단순 변환한 거라 온라인 교육에만 의지하기엔 한계가 있었죠.”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100% 온라인 중심의 앱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주요 타깃 국가는 한국어능력시험(TOPIC) 응시자 중 60~70%를 차지하는 중국으로 잡았다. 그가 표방하는 ‘실시간’ 교육의 특성상 시차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중국 이어 베트남·몽골까지 ‘온라인교육’으로 점령
강사는 한국어 교원자격증 소지자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구했다. 강사의 한국어 자격증 급수와 강의경력, 중국 표준어 구사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해 선발했다. 강사들은 역량별로 시간당 1만2000원~3만원을 받는다. 현재 레츠코리안의 강사는 400명에 달한다.
이중 특별히 경력이 오래된 강사는 교재 개발진으로 초빙해 자체 개발하는 교재의 질도 높였다. 이 대표는 기존 오프라인 교육업체와 경쟁하기보다 상호 보완 관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10월, 레츠코리안은 미래부 주관 ‘K-글로벌 프로젝트’에 선정돼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에서 IR 기회를 가졌는데, 이게 계기가 돼 현장을 찾은 중국 오프라인 교육업체 ‘한통학원’의 온라인 교육을 전담키로 했다. 프로그램 이름에도 ‘레츠코리안’을 병기해 함께 홍보해주기로 했다.
“한 곳이 물꼬를 트니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습니다. 한통학원 원장님이 다른 중국 온라인 교육업체 후지앙을 소개해줘서 한국어 교육파트너를 맺게 됐죠. 난징의 한 업체와도 계약을 앞두고 있고요. 이들 학원의 수강생은 2만여 명에 달합니다.”
올 연말에는 베트남 하노이에도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근로자 교육을 맡는다. 하노이 대학과도 MOU를 맺어 향후 이 대학 한국어 학과 졸업자를 레츠코리안의 강사로 선발하기로 했다. 몽골의 한 대학에도 정식 커리큘럼으로 들어간다.
내년에는 교재도 정식으로 출판한다. 기존에 오프라인의 부속 개념이었던 온라인 교육을 완전히 특화해 한국인 강사가 없이 책만으로도 현지인이 직접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재를 만들 계획이다.
“올해 한국어 교원자격증 보유자가 22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들이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 손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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