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 = 강홍민 기자 / 윤해원 대학생 기자] 대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부담 없는 스펙으로 통한다. 동아리는 크게 교내 중앙 동아리와 대학 연합 동아리로 나뉜다. 교내 동아리의 경우 경희대 약 113개, 성균관대에 약 117개 등 각 학교마다 다양한 분야의 중앙 동아리가 평균 100여 개 정도 개설되어있는 상태다. 대학생을 위한 취업 커뮤니티 카페 ‘스펙업’이 9월 넷째 주를 기준으로 공지한 연합 동아리는 실 팔찌 만들기나 다트 게임, 유튜브 콘텐츠 제작 등 트렌디한 동아리가 눈에 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어떻게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을까. 경희대학교 영어토론 동아리 IDS(International Debate Society)와 대학생 발표 연합 동아리 SPLing(Speech, Presentation, Link)을 통해 동아리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아리 시작은 신입 회원 관리로부터
2002년에 개설된 대학 영어토론 동아리 IDS는 교내에서 회원 유지율이 높은 동아리로 유명하다. IDS 회장을 맡고 있는 이용석(경희대 영어학부 2) 군은 신입 회원을 위한 기초 교육이 그 원인이라고 말한다. 동아리가 효과적인 스펙으로 남기 위해서는 탄탄한 활동 내용이 필요한데, 그 활동의 시작을 기초 교육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용석 회장은 “영국 의회식으로 진행되는 영어 토론은 누구나 생소하기 마련”이라며 “단순히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동아리에 가입한 학우들이 포기하려는 경우도 많은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신입부원 기초 교육에 신경 쓴다”고 전했다.
한 달간 이루어지는 기초 교육을 통해 신입 부원은 토론 방식을 완전히 익힘과 동시에 흥미까지 높여 정규 토론에서 활발한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시작 과정으로 인해 IDS는 교내에서 신입 회원 유지율이 높은 동아리로 유명하다. 또한 교육 과정에서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진 회원들과의 자유로운 토론은 다양한 배경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역할로 토론의 질을 높이기도 한다. 의회식 토론이라는 틀에만 얽혀있는 것이 아니라 초보를 위한 단계를 서서히 밟아가는 방식이다.
동아리 운영은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IDS는 운영을 위해 구체적인 운영 조직과 규율을 유지한다. 동아리 운영에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활동 내용과 예산의 투명성. 따라서 운영진은 크게 기획부와 회계부로 나눠 운영된다.
이 회장은 “운영진은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일에 집중한다. 운영진을 두 부서로 나눈 것은 운영진 간의 빠른 소통을 위해서”라며 “동아리 하나에 부서가 여러 개로 세분화되면 오히려 부원들의 의견을 소홀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부에서는 정규 모임에 대한 출석 체크를 하고 규정된 횟수보다 더 많이 결석하는 회원과 상담 시간을 가진 후 탈퇴 절차를 준비한다. IDS는 KIDA(한국대학영어토론동아리연합)에 가입돼 있어 타 대학교 영어 토론 동아리와 연계되는 대회나 워크숍 일정도 관리한다. 공식 활동뿐만 아니라 부원들과의 친목 이벤트나 학기마다 이루어지는 특별 봉사활동을 위한 기관과의 연락도 기획부가 담당한다. 예산부는 공식 활동마다 동아리 예산 사용 내역을 공지함으로써 부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과거 회장이 동아리 비용을 독단적으로 사용하는 문제가 발생했던 IDS는 또 다른 불화를 예방하기 위해 사소한 비용까지 놓치지 않고 투명한 예산 공개에 힘쓰기도 했다. 이는 신뢰를 잃었던 부원들도 다시 동아리에 정을 붙이는 계기가 되었다.
소속을 뛰어넘는 교류의 장
발표 연합동아리 SPLing은 ‘변화의 중심에서 발표에 꽃이 피다’라는 슬로건으로 2009년에 출범해 약 9년 동안 수많은 대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오랜 기간 연합 동아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아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게릴라 스피치 등의 커리큘럼뿐 아니라 타 발표 동아리와의 연합 활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SPLing 회장 강지용(숭실대학교 경영학부 3)군은 “연합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동아리 운영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강지용 회장은 “발표활동이 자칫 진부해지거나, 각기 다른 학교의 회원들의 화합이 어려울 때가 있다”며 “이런 고비의 해결점이 다른 동아리와의 연합 발표 대회다. 지쳐있는 회원들에게 목표의식을 심어주기도 하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정보를 교류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SPLing은 타 발표 동아리 ‘피날레’와 함께 5회차 형식의 발표 대회를 기획했으며, 현재 4회 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상태다. 두 동아리가 협동하기 때문에 발표전문가 심사위원과 외부 협찬도 어렵지 않게 지원받을 수 있었다.
동아리 운영, 진짜 스펙 될 수 있어
소위 말하는 ‘감투 쓰기’가 유쾌하지만은 않다. 강지용 회장은 “동아리의 위기가 나를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숙시킨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아리 안에서 사회를 경험하고 있다. 발표 능력 향상은 운영진으로서 부수적인 부분일지도 모른다. 동아리 세미나를 기획하고 실패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모이는 회원들에게 가장 합리적인 곳을 대관하는 일 등 허드렛일처럼 보이는 업무조차 사회성과 추진력을 높이는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이 처음 운영진을 맡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동아리 회원 탈퇴였다. 동아리 내 친밀한 사이를 중시했던 그에게 사람을 잃는 것은 더 큰 상처로 남았다. 하지만 회원들과 회의를 통해 엄격한 규칙을 시행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동아리 내 질서와 유대관계의 균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운영진만의 경험을 통해 판단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취업전쟁이 이어지는 요즘 대학생활의 꽃인 동아리 운영으로 진정한 자기만의 스펙을 쌓아보는 건 어떨까.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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