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인데 외국어 점수 반영?” 말 뿐인 블라인드 채용의 현실

입력 2017-10-23 16:24  






[캠퍼스 잡앤조이=이영규 인턴기자] 블라인드 채용을 두고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올 하반기 채용에 나선 공공기관 등이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연령과 성별 등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명시하면서도 토익 등 외국어 성적이 우수한 지원자는 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공기업은 입사 지원 시 외국어 점수를 요구하면서도 확인만 하고 채용 시 점수화하지 않겠다는 등의 변명에 취준생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취준생들은 점수 확인을 ‘점수화’로 받아들여 합격과 불합격을 갈라놓을 것이란 걱정이 앞서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입사 지원 시 성별·연령·학력 제한이 없다고 밝혔지만 취업지원대상자 및 시간선택제지원자에 한해 공인 외국어성적 기준 점수 이상자를 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 외국어성적 기준점수는 토익 700점, 토플 79점, 텝스 555점, 신(新)HSK 5급 또는 6급 합격자, JPT 700점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역시 신입사원(정규직) 일반 공채에서 지원 자격에 학력(전공), 연령, 어학성적 제한은 없으나, 토익 기준 750점 이상자는 어학성적을 만점처리하고 있다. 서류전형 후 필기시험 난이도는 해당분야 4년제 대학 졸업자 수준 또는 기사자격시험 수준 이상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일반 공채에서 학력, 연령, 성별, 자격, 전공과 관련 없이 지원을 받고 있다. 다만 공인 외국어 성적을 내야만 지원이 가능하다. 수자원공사는 ‘영어 토익 기준 700점’ 또는 ‘토익스피킹 130 또는 텝스 555점 이상’, ‘일본어 JPT 700’ 또는 ‘JLPT N1 이상’, ‘중국어 (新)HSK 5급 195점 이상’ 또는 ‘6급 180점 이상’ 중 한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도 신입직(채용형 인턴) 채용 시 토플, 토익, 텝스, 오픽, 토익스피킹 기준 점수 이상 시 우대한다. 


공기업 취업준비생 최 모씨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 뒤, 필기시험이 보다 어려워졌다는 취준생들의 이야기가 있다”며 “정부가 직무성적으로 평가하겠다고 했는데, 서류전형에서 왜 외국어 성적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한국가스기술공사 관계자는 “해외사업 수행에 따른 사업지원 업무, 해외사업 제안 및 관리, 해외현장 근무 등이 많은 분야는 외국어 점수 등의 스펙이 월등하면 효율적인 업무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회사 특성상 설비 등의 유지보수가 주 업무인데, 기계에 대한 기본적이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스펙을 확인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pdlqjc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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