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선동철 대학생 기자] “이번에도 탈탈 털렸어” 하반기 공채가 본격화 되면서 취업전선에 뛰어든 주위 사람들에게 최근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국내 기업 수십여 곳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 취준생들은 스트레스에 점점 지쳐만 간다. 이럴 때 해외 취업에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일찌감치 해외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 김혜진 씨에게 물었다.
△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ERP 시스템 업체에 근무 중인 김혜진 씨
Q. 간단한 자기소개 해 달라.
“베트남에 있는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업체에 근무 중인 김혜진이다. 물류학을 전공하면서 공급사슬관리의 한 부분으로 ERP 시스템을 배웠고, 그 인연으로 이곳에서 근무하게 됐다.”
Q.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는 어떤 곳인가?
“베트남의 주요 도시인 호치민에 위치하고 있으며, 베트남에 법인을 세운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공급하는 회사다. 현지인 개발자와 컨설턴트, 소수의 한국 동료들과 함께 근무하며, 그 안에서 컨설턴트로서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한다.”
Q. 해외 취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부모님의 지원을 받았는데, 문득 부모님 품 안에만 있으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더 들고 사회적 책임이 커지기 전에 한국에서 벗어나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독립을 결심했다.”
Q. 외국 회사에 다니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직원들 간의 관계가 수평적이다. 한국 기업은 수직적 문화가 만연하다고 들었는데, 이곳은 경력이나 직급과 관계 없이 서로를 존중한다. 사내 분위기가 좋고, 베트남 동료들이 격 없이 챙겨줄 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곳 사람들은 가정적인 사람이 많아 정시에 퇴근해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눈치보지 않고 제 시간에 퇴근해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다.”
Q. 해외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
“정보력이 관건이다. 한국에서는 해외의 일자리를 구하기도, 해당 직무와 기업 환경에 대해 조사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 프로그램과 대학에서 지원하는 해외 취업 스터디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 알게 된 프로그램인 마사회 렛츠런월드에 합격해 취업에 필요한 경제적인 지원과 교육 지원을 받았다. 당시 프로그램에서 맺은 사람들과의 인연도 베트남 생활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
Q.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언어 때문에 종종 에피소드가 생긴다. 베트남어를 배운지 얼마 안 됐을 때 동료에게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언니들’이라는 표현을 복수 형태로 썼는데, 어순을 바꿔서 보냈다. 당시에는 큰 실수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과외 선생님에게 물어보고 나서 그 단어는 어순과 성조가 바뀌면 굉장히 심한 욕설로 쓰인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얘기를 듣고 사색이 됐던 아련한 기억이 떠오른다.”
Q. 해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환상을 갖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해외에서 산다는 생각에 기대와 환상을 품고 왔다가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 아무리 해외라고 해도 직장은 직장이고, 삶은 삶이다. 낯선 나라에 온 만큼 내 삶을 안정화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생각으로 기대 대신 각오를 하고 오면 좋을 것 같다. 잘 안 맞는 문화적인 부분도 수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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