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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하이틴잡앤조이 1618=정유진 기자]“중학생 때는 학업에 집중하지 않고 전교 400명중 350등 정도 하며 그저 놀기 좋아하는 학생 이었다.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전혀 없었고 학교에서는 흔히 말하는 문제아 취급을 받았다.” 전주공고 토목과를 졸업하고 강남구청 치수과 공무원 합격의 영광을 거머쥔 김준식 씨(20)는 중학교 시절 스스로를 ‘문제아’였다고 돌아봤다.
<p >그는 “같이 놀던 친구가 대학을 안 가고도 바로 취업이 가능한 특성화고를 선택하자고 권유했는데,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실제로 강남구청에 입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웃음)
<p >물 좋은 강남을 위해 하수도 관리 업무 맡고 있는 김 씨를 만나, 성적 부진을 딛고 서울시 지방직 기술 공무원 자리에 오르기까지 전북 소년의 강남 진출 성공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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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017년 1월 서울시 지방직 기술 공무원 합격
<p >2017년 2월 전주공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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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p >서울시 강남구청 치수과 9급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담당 업무는 ▲민원업무 ▲논현동 구역 담당 ▲비관리청 협의(건축협의) ▲공사 설계 및 감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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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대학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p >솔직히 말하면 빨리 돈을 벌고 싶었다. 어차피 최종 목표가 취업이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나 대학교를 졸업하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됐다. 3남매를 키우시는 부모님께 어떤 것이 더 도움이 될까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공부는 선 취업 후 업무와 함께 병행해도 늦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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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많은 직업 중 공무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p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우연히 읽은 책을 통해 뉴욕 센트럴파크 이야기를 보면서 자연과 조화가 이루어진 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센트럴파크처럼 건강한 도시를 만들고 시민들에게 쾌적함을 주고 싶어서 토목직 공무원을 꿈꾸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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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입사 후 가족과 주변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p >축하해 주는 분들도 많았지만 의외의 성과에 놀라는 분들도 많았다. 놀기 좋아하고 말도 안 듣던 아이가 누구나 합격하고 싶은 공무원이 되고 나니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응원을 해준 분들에게 답례를 하러 인사를 드리고 다니면서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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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어린 나이에 취업을 했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요.
<p >나이가 어려서 다소 부담스러울 때는 있지만 남들보다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입사 전 겪은 과정과 경험의 차이는 있지만 업무 능력은 경험치가 좌우하기 때문에 조직에 어떻게 적응하고 어떤 성과를 이뤄내는가가 우선이다. 항상 대한민국 수도에 소속되어 있는 공무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며 근무를 하다 보니 힘들 때보다 즐거울 때가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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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일하면서 뿌듯했던 점이 있었다면요.
<p >발주를 낸 하수도 개량 공사를 처음 감독했던 때가 기억에 남는다. 하수도는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하고 전염병을 예방하며, 비가 오면 빗물들을 처리장이나 강에 배출해 침수 예방을 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하수도를 한번 묻으면 30년 이상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30년짜리 편의를 제공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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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특성화고에 진학할 때 반대는 없었나요.
<p >부모님께서 특성화고에 대해 인식이 좋지 않으셔서 반대를 하셨지만 몰래 원서를 접수했다. 부모님께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취업에도 성공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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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한 특성화고에 대한 이미지는?
<p >막상 특성화고에 들어가기 전에는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불량한 학생들이 많이 모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입학 후에는 누구보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좀 더 빨리 달성하기 위해 진학한 학생들이 많다고 느꼈다. 진로에 대해 확실하다면 꼭 특성화고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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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나에게 특성화고란?
<p >‘일로매진[一路邁進]’ 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한 길로 곧장 거침없이 나아가 성공을 한다.”는 의미다. (전주공고는)그렇게 놀기 좋아하고 앞날에 대해 고민도 없던 중학생이 공무원이라는 목표를 가지게 기회를 주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게 도와주며, 달성하게 도와줘 단순한 고등학교 이상의 의미를 준 곳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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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취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요.
<p >‘R=VD(Realization=Vivid Dream, 생생하게 꿈꾸고 노력하면 이뤄진다)’라는 공식을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들 때 자기 최면을 걸며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고 포기하고 싶을 때는 취업 후 내 모습을 상상했다. 당장 포기해서 행복한 것보다는 취업 후 더 행복한 내 모습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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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공무원 준비 과정이 궁금한데요.
<p >모교인 전주공고는 방학 때 보충 수업이 의무가 아닌 자율적 참여로 이뤄졌고 야간 자율학습이 별도로 없었다. 하지만 선생님들께서 추가 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을 모아 야간 자율학습반을 만들어 주셔서 방학 기간에도 시험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독서실로 가 그날 공부했던 것을 복습하는 등 하루 4시간씩만 잠을 자며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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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취업을 위해 어떤 자격증을 취득했나요.
<p >▲건설재료기능사 ▲콘크리트기능사 ▲캐드기능사 ▲지적기능사 ▲측량기능사 등을 취득했다. 앞으로도 도시계획 자격증을 따서 업무 능력을 높여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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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좌절의 순간도 있었나요. 그렇다면 실패의 경험은 어떻게 이겨냈나요.
<p >고등학교 1학년 때 도전한 건설재료기능사 시험에 첫 발부터 미끄러진 적이 있다. 어린 나이에 처음 겪은 일이라 극복하는 방법조차 몰라서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선생님과의 수차례 상담을 통해 불합격한 이유를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다. 당시 불합격은 다른 도전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주는 방법을 알려줬고, 어쩌면 또 다른 기회를 주는 의미였던 것 같다. 물론 재시험을 통해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맞고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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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특성화고를 졸업한 친구와 일반고를 졸업한 친구를 비교하면 현재 위치나 분위기는 어떤가.
<p >먼저 취업한 나를 보면서 인문계 진학을 후회하는 친구들도 있고 “대학 생활 경험을 못해서 아쉽겠다.”라고 말한 친구들도 있다. 사람마다 본인의 길이 있기 때문에 각자의 위치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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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후 진학을 계획 중인가.
<p >대학은 아직 다니지 않고 있지만, 군대 제대 후 토목공학을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다. 우선 국방의 의무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군 복무는 의경 시험을 준비 중이다. 단순히 대졸자 타이틀을 따는 것 보다는 우리 구청과 내 업무능력 향상에 더욱 도움을 받고자 진학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무 관련성이 높은 상하수도 공학 분야를 전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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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사회인이 돼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p >선생님께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했기 때문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다른 사람들에 비에 좁을 수도 있다.”라고 말씀하신 적 있다. 이 얘기를 듣고 지금 내 위치에 만족해 발전할 노력을 안 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깨닫게 됐다.
<p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업무 외에도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고 다양한 시각을 갖추기 위해 여행을 자주 다니고 있다. 물론 업무에 지장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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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진로를 고민하는 중3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p >누가 뭐라고 하던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어떤 것인지 정하고 목표에 매진했으면 좋겠다. 아직 세상을 보지 못한 당신의 씨앗에 고민이라는 양분을 주어 성장을 한다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큰 나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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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앞으로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요.
<p >배우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영어, 한국사, 운동, 사진, 독서, 여행 등 아직 꿈 많은 사람이다. 퇴근 후 틈틈이 또는 쉬는 날 취미 생활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지속적인 고민을 하면서 실행하는 삶을 살고 싶다.
<p>jinjin@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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