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대학 수업 들을 수 있는 ‘학점 교류 프로그램’ 만족도 그뤠잇

입력 2017-11-14 11:01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최지원 대학생 기자]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대학생에게 국내 대학 간 학점 교류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모교와 교류를 맺은 대학 중 한 곳을 선택해 그 대학의 강좌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제도다. 각각 다른 학교로 떠난 대학생들의 학점교류 이야기를 들어보자.

- 학점 교류를 신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황수연(상명대 14) 다른 학생들과는 약간 이유가 다르다. 다니고 있는 학교의 커리큘럼이 약간 변하면서 졸업을 하기 위해 꼭 들어야 했던 전공과목이 이번 학기에 개설되지 않았다. 막 학기 학생인지라 비슷한 과목을 듣기 위해 학점 교류를 신청하게 됐다.

정주환(국민대 13) 우리 학교와 다른 분위기를 가진 학교는 어떻게 공부하고 어떤 수업분위기를 가지는지 궁금했다. 또 다른 학교의 학생들과 경쟁해 좋은 성적을 받아보고 싶었다.

표재현(국민대 11) 보통 학생들처럼 익숙한 학교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었다. 마침 평소에 친했던 교수님께서 강좌를 추천해주셔서 학점교류를 신청했다.

- (학점 교류를 간) 학교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황수연 숭실대를 선택했다. 집과 학교의 거리, 학교와 학교 간의 거리 등 고려할 점이 여러 개 있었지만 아무래도 수업계획서를 읽어봤을 때 가장 수업이 탄탄한 학교를 고르게 됐다. 에세이 과제, 발표, 사료강독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뤄져있어서 맘에 들었습니다. 물론 과제가 많은 점이 빡빡할 수도 있지만, 이왕 다른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는 만큼 많은 경험을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정주환 내가 학점교류를 신청한 학교는 고려대다. 가장 큰 이유는 거리와 캠퍼스다. 통학거리가 매우 가까운 학교였다. 또 나는 시간표를 짤 때 항상 1교시로 아침을 시작하는 습관이 있다. 고려대에서 1교시 수업을 듣고 본래 우리학교인 국민대로 가기에도 편했다. 뿐만 아니라 고려대는 캠퍼스가 예쁜 학교로도 유명하지 않은가 처음 고려대 건물에 들어갔을 때 궁전 같은 아름다움은 잊을 수가 없다.

황수연 (상명대 14)




표재현 친한 교수님이 추천해준 강좌가 성신여대에서 열렸다. 내가 학점교류를 선택한 이유에 그 교수님의 영향이 있기 때문에 아무 고민 없이 성신여대를 선택하게 됐다. 또 국민대와의 거리가 가깝기도 했다.

- 어떤 강좌를 들었고, 그 과목을 선택한 이유는?

황수연 서양사 강독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우리학교에서 들으려 했던 수업과 비슷하기도 했고, 복수전공이 역사인 만큼 졸업 전 꼭 듣고 싶었던 과목이었다.

정주환 경영정보학원론과 재무관리 수업을 들었다. 그 두 강좌는 우리학교에서 전공필수 과목이었기 때문에 꼭 들어야 했다. 우연히 친구를 통해 고려대학교에서 두 개의 강의가 유명하다는 얘기를 듣고 선택하게 됐다. 특히 MIS(이하 경영정보학원론)는 시험이 없고 실기위주의 수업이었다. 개인적으로 IT와 관련된 것을 필기시험으로 본다는 것이 현시대와 맞지 않는 다고 생각했는데 고려대학교에서는 신문 스크랩과 팀 프로젝트로 수업이 진행되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표재현 전공이 아닌 교양과목을 들었다. 리더쉽과 관련된 강좌였는데 내가 경영학부 소속이기도 하고 평소 학회장과 대외활동을 하면서 리더의 자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그 수업을 선택했다. 또 성신여대의 원어강의는 우리학교와 다르게 절대평가였다. 아무래도 상대평가인 수업보다 학점을 잘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학점 교류를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

황수연 여러가지가 있었다.(웃음) 첫 수업시간에 학교를 20분이나 일찍 갔는데 강의실을 못 찾아서 캠퍼스를 뱅뱅 돌다가 5분이나 지각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운이 좋게 숭실대 박물관에서 특강을 듣게 된 거였다. 내가 신청한 수업의 학생들과 다른 숭실대 학생들과 특강을 듣게 되었는데요. 학점 교류를 위해 간 학교의 박물관도 덕분에 구경할 수 있었고, 특강도 들을 수 있어서 기쁜 경험이 됐다.

정주환 앞서 말했듯 MIS는 팀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수업이었다. 나는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조를 짜는데 부담이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교수님과 시험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과제로 퀴즈를 푸는 것이 있었는데 나만 답을 공유할 사람이 없었다. 다른 학생들은 아침에 풀이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표재현 나는 남중, 남고를 나왔고 경영대 또한 성비가 반반이기 때문에 여대에서의 적응이 힘들었다. 새로운 환경을 찾고자 갔지만 급진적인 환경변화라고 생각했다. 또한 등교할 때 여자밖에 없어서 어색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일부러 더 일찍 학교에 가곤 했다. 그렇지만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이 점심도 같이 먹자고 해주고 많이 챙겨줘 고마웠다.

- 학점 교류를 다른 대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나?

황수연 적극 추천한다. 자신의 학교에서 들을 수 없는 과목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숭실대에 아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상태에서 학점교류를 신청해서 사실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수업을 듣다 보면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교수님께서도 다른 학교에서 온 학생이라고 관심을 가져주시기 때문이다.

정주환 내가 학점교류를 신청했을 때는 인생에서 최고로 열심히 살았을 때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학점교류 프로그램에 만족했고 추천한다. 다른 캠퍼스, 다른 교수님과 학생들을 만나 볼 기회가 언제 있겠는가. 만약 자신의 삶의 방식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표재현 추천한다. 각 대학마다 유명하신 교수님이 있다. 내가 들은 수업의 교수님은 통번역 분야에서 굉장히 유명한 교수님이었는데 수업자체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적응이 어려웠다는 점에서 나의 학교선택이 올바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강좌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환경을 고려해 학교를 선택하길 바란다.

- 본인이 다니고 있는 대학에 추천하고 싶은 학점 교류 과목이 있나?

황수연 교양과목 중 심리학의 이해라는 수업을 적극 추천한다. 수업은 아주 빡센 편이다. 조별과제도 있고 교수님도 엄격하다. 그런데도 매 학기마다 순식간에 정원이 꽉 차는 인기강의라고 말할 수 있다. 교수님의 강의력이 좋아 머릿속에 강의가 쏙쏙 들어온다. 교수님이 조별과제 발표 때 아주 섬세히 듣고 피드백도 잘해줘서 수업이 끝나면 반드시 남는 것이 있을 것이다.

정주환 경영학 전공 중 이은형 교수님의 ‘조직과인간‘이라는 수업을 추천한다. 이 수업은 참여를 많이 유도하고 팀 토론 수업이 주를 이룬다. 아무래도 외부 학생은 수업만 듣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토론이 주를 이루는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얘기도 나누고 국민대학생도 알아가면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표재현 교양과목 중 목요특강을 추천하고 싶다. ‘목요특강‘의 강의는 매주 다른 강연자가 와서 강연을 해준다. 한 학기동안 여러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압축해서 듣는 다는 것이 마치 매 시간마다 책 한권을 읽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황수연 학교를 선택할 때 통학거리를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학교가 너무 멀면 힘들더라. 학점교류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가 여러 이유로 자기 학교에 볼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두 학교끼리의 거리도 계산해 보길 바란다.

정주환 강의를 신청할 때 학점교류생에게 열리지 않는 강의가 있을 수 있으니 미리 전화로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또 외부학생이라고 기죽어 있는 것보다 다 같은 학생이므로 먼저 다가가고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가길 바란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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