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하이틴잡앤조이 1618=문태영 인턴기자]“선수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죠. 하지만 운동선수가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끊임없이 노력했어요.”
<p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가장 멋지다고 하지 않았던가. 현역 배구 국가대표 센터로서 데뷔 14년차인 김수지 선수를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것은 끝없는 노력이었다. 김 씨는 2016년 프로배구 V리그 시즌 ‘개인 블로킹’ 순위 4위, 2017년 월드그랑프리 ‘베스트 블로커’ 부문에서 2위에 오르는 등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정상급 센터로 발돋움했다.
<p >김수지(30)
<p >2006년 한일전산여고(현 수원전산여고) 졸업
<p >2006년~2014년 수원 현대건설 그린폭스 입단
<p >2014년~2017년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p >2017년 현재 화성 IBK 기업은행 알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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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배구계 명문 한일전산여고 입학, 졸업 직후 프로 데뷔
<p >김 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 배구계에 몸담고 계신 부모님의 권유로 운동을 처음 시작했다. 현재 김 씨의 아버지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고 배구단의 감독을, 어머니는 원곡중 배구단의 코치를 맡고 있다. 김 씨의 동생인 김재영 선수도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팀의 주전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배구인 집안에서 자란 김 씨가 배구를 시작한 것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김 씨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배구를 배울 수 있는 학교로 진학했다. 그는 안산서초와 원곡중을 졸업하고 배구 명문인 한일전산여고에 입학했다.
<p >운동부라는 점을 제외하면 고등학교 3년간 김 씨는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는 “친구들끼리 장난도 잘치고 잘 놀고 운동할 때는 재밌게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졸업 후 드래프트 3순위로 지명된 김 씨는 현대건설 그린폭스에 입단해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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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배구란?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친구 같다”
<p >배구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 김 씨는 “배구는 야구나 축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기본기부터 차근히 다지면 굉장히 재밌는 스포츠”라며 “축구나 농구 같은 운동은 손, 발로 대충 따라 해도 어색하지 않지만 배구의 경우 기본기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아무리 잘 생긴 사람이 해도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므로 기초 단계부터 정교하게 익혀야 해서 상대적으로 문턱이 높다.”고 말했다.
<p >김 씨에게 배구란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친구 같은 존재’라고 한다. 그는 “늘 함께 하면서 위로가 되는 운동이 배구지만 가끔은 힘들게도 한다.”며 “친구들이 힘들 때 위로도 되지만 한편으로 얄미울 때가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p >배구만의 매력에 대해 “직접 몸을 맞부딪히는 다른 구기 종목과는 달리 배구는 몸싸움이 없는 신사적인 스포츠라고 할 수 있으며 두 명 이상의 선수들이 빚어가는 협업 플레이가 완성되는 것을 보는 것이 묘미”라며 “강하게 공을 타격하는 스파이크 동작이 유효점을 발생시키면 이를 보는 관객들에게 시원하고 짜릿한 쾌감을 주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p >김 씨는 신장 188cm의 일명 ‘특급 센터’다. 센터라는 포지션에 대해 그는 “플레이 자체가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은 대신 적극적이고 파워풀한 팀의 공격수들을 지원하는 포지션”이라며 “다른 선수들의 공격 포인트를 살릴 수 있도록 있도록 이단 연결 등의 확실한 지원플레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 >자신의 장점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이동 공격 훈련을 많이 해서 신장이 비슷한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스피드에 자신이 있고 상대 주요 공격수를 차단하는 블로킹 능력도 뛰어난 편”이라며 “다만 키에 비해 체격이 큰 편은 아니기에 파워가 떨어진다.”라고 진단했다.
<p >김 씨의 수준급 블로킹 실력은 끊임없는 연습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상대 공격수가 강하게 스파이크 하는 찰나의 순간에 공 앞에서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두 팔로 공을 막아낼 용기가 있어야 한다.”며 “절대 눈을 감지 않고 상대 공격수가 어느 방향으로 공을 타격하는지 손을 끝까지 바라보며 막는 연습을 계속 해왔다.”고 답했다.
<p >이어 “작년 리우 올림픽 예선전 때 치렀던 이탈리아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이탈리아를 이기고 이어진 네덜란드, 일본전까지 승리해 너무 짜릿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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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지금이 전성기라고요? 뛸 수 있을 때 더 열심히 뛰어야죠”
<p >김 씨는 2016-2017시즌 V리그 시상식 여자부 베스트7에 선정되며 데뷔 이후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에 힘입어 그는 올해 IBK 기업은행 알토스로 이적했다. 김 씨는 새 팀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대표팀에 소집돼 ▲월드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그랜드 챔피언스 컵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 등 4개의 국제 대회에서 무려 27경기를 소화했다.
<p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대표팀에 들어가서 뛸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기회였다.”며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 내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p >운동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과 관련 “일단은 신체조건이 따라줘야 하지만 정신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아무리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정신력이 흔들리면 경기 중에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리우 올림픽에서 펜싱 금메달을 딴 박상영 선수가 했던 ‘난 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운동선수들에게 통용되는 것 같다.”며 “저도 경기 중에는 상황에 맞게 주문을 외우듯이 자신을 가다듬는다.”고 덧붙였다.
<p >선수 생활을 그만둘 만큼의 슬럼프 극복 노하우에 대해 김 씨는 “운동선수가 운동으로 힘든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배구가 ‘내 일’이라는 생각이 확실했다.”고 말했다.
<p >김 씨는 경기 후 모니터링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고 했다. 그는 “경기영상을 돌려보면서 상대팀이 어떤 식으로 공격을 했는지 내가 무엇을 잘 못했는지 돌아본다.”며 “이 과정이 다음 경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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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평소에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평범한 젊은 여자
<p >선수 모습이 아닌 김 씨의 평소의 모습도 궁금했다. 그는 “워낙 키가 크다보니까 사람들의 이목을 많이 받는 편”이라며 “가끔 알아보시는 분들에게 싸인을 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p >취미에 대해서 김 씨는 “노래 듣는 것도 좋아하고 쇼핑하는 것도 즐긴다.”며 “평범한 20~30대 여성들이 친한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면서 노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p >김 씨는 스트레스 해소와 체력관리 비법으로 모두 잠을 꼽았다. 그는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는 계속 생각하고 움직여봤자 좋지 않은 생각이 반복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몸이 힘들 때는 자고 나서 개운한 정신으로 다시 훈련에 몰두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p >이어 “특별히 징크스에 대해서는 신경쓰거나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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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짧게는 이번 시즌 우승이 목표, 향후 도쿄 올림픽 위해 매진할 것”
<p >배구가 비인기종목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 그는 “최근에 열린 그랑프리 배구 여자경기에서는 만석을 넘어서 관객들이 서서 관람하기도 했다.”며 “배구의 인기가 많이 상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p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배구 세계랭킹은 10위다. 김 씨는 “국내 배구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배구에 관심을 가지는 어린 유소년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요즘은 초등학교, 중학교 체육시간에 다양한 종목을 가르쳐 주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p >김 씨는 이번 시즌 우승을 최우선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그는 “이적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노력을 필요하지만 팀 우승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 궂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장기적으로는 도쿄올림픽까지 국가대표 생활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p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그는 “무엇보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한다.”며 “운동이든 공부든 한번 정했다면 할 수 있는 데 까지 하는 것이 후회가 없다.”고 조언했다.
<p >mty0901@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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