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고태혁 대학생 기자] 누구나 한번쯤은 지하철 출구 앞에서 빨간 조끼를 입고 <빅이슈> 잡지를 팔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빅이슈코리아라는 사회적기업에서 판매원으로 일하는 홈리스다.
<빅이슈>는 홈리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되는 잡지로, 잡지 판매대금의 50%가 ‘빅판(빅이슈 판매원)’에게 돌아간다. <빅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시작돼 현재 세계 10개국 15종이 발간되고 있으며, 한국에는 2010년 7월에 창간했다.
빅이슈코리아는 홈리스가 많은 서울역을 수시로 찾아가 취지와 목적을 알리며 자활 의지를 북돋아준다. 홈리스는 2주간 임시 판매원 기간을 거쳐 정식 빅판이 될 수 있다. 이후 6개월 이상 빅판으로 활동하며 꾸준히 저축하면 빅이슈코리아에서 관리하는 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부여한다.
단순히 <빅이슈> 잡지를 구매하는 것 말고 직접적으로 홈리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직접 판매를 돕기로 결정했다. 빅이슈코리아의 목적과 취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어서다. 빅이슈 판매도우미는 줄여서 ‘빅돔’이라고 부른다.
빅돔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빅이슈코리아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빅이슈코리아 홈페이지에서 교육 신청이 가능하며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또는 격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가량 교육이 진행된다.
빅이슈코리아 판매국 팀장이 교육을 맡아, 판매 시 주의해야 할 점, 비상 시 대처 요령 등을 알려준다. 교육을 마친 후 빅이슈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자신이 도우미로 활동할 날짜와 시간, 장소를 신청하면 된다. 원하는 날짜 최소 3일 전까지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2월 13일 퇴근 시간대를 이용해 유동인구가 많은 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빅돔 체험에 나섰다. 사당역에서 만난 빅판 분은 “안녕하세요 <빅이슈>입니다”, “신간입니다”, “당당한 자활 잡지입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면 된다고 알려줬다.
힘껏 목소리를 높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힐끗 쳐다보고 지나갈뿐 판매에 이르지 못했다. 다른 빅돔과 함께 더 적극적으로 눈에 띄기 위해 노력했다. 판매를 시작한지 한 시간쯤 지났을까. 젊은 여자 분이 잡지 한 권을 달라고 했다. 첫 판매였다.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왔다.
두 시간 동안 총 7권 판매로 빅돔 체험을 마무리했다. 추운 날씨 탓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조차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짧은 봉사가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순 없지만, 빅판 분들을 보면서 ‘용기가 무엇인지, 희망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하는 분들이 많구나’라고 느꼈다.
빅돔은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기 보다 빅판 분들 옆에서 도와주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역할이 더 크다. 그러니 빅돔 체험을 하면서 잡지가 많이 팔리지 않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요즘 같이 추운 날 <빅이슈> 한 권이 마음뿐 아니라 세상을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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